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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속성


BY 미개인 2014-03-21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활동이요,시간을 견디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안일함이다. 

                            --괴테--

 

무언가를 하면 시간이 참 빨리 가버리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정말 지루하게시리 안 간다.

어젠 '내일' 아카데미에 가려 가게 문을 닫아걸고 전철로 서울 마포엘 갔다.

평소 좋아하던 김 민전 교수의 강연을 목전에서 듣고 친일 매국노 척결 서명까지 받아들고 전철로 돌아오니 7시간 반 소모.

오며 가며 자리에 앉을 수가 있어서 들고 간 세계사 책을  꽤 많이 볼 수도 있었지만...

에효~장사하는 놈이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시간을 할애한 것에 비해 차오르는 기쁨은 그닥...

오히려 갈증만 더해져서 돌아오는 이 답답한 가슴을 어째야 할까?

눈도장을 찍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차라리 강연 교수들의 저서를 구해서 읽어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일을 하고 ,살림을 하면서 짬을 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뭐든 하는 걸 즐기는 나로선 

하루의 3분의 1을 몽땅 갖다 바치는 것이 왜 이렇게 아깝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할까 생각해보면...

다 늦게 이 무슨 겉멋이람?싶기도 하다.

다음 주엔 재판이 천안도 아니고 대전에서 있으니 한 번 건너 뛰어보고...

견딜만 하면 그를 만나는 기쁨도 기꺼이 희생하고 말아야지 싶다.

새정치에 무슨 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면서 ,가뜩이나 불경기에 자리를 지키지 않는 이 배짱은 뭔가 싶다.

 

활동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가버리기도 하지만,시간은 쓸수록 생겨나는 것이기도 하다.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은 늘 시간이 없다며 투덜대지만 ,알차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남아도는 시간을 할애할 곳을 또 찾곤 한다.

하지만 안일하게 지내는 것은 참으로 따분하고 지루해서 참으로 견디기가 힘들어진다.

하루나 이틀쯤은 아무 것도 안 하고도 행복해하며 보낼 수도 있지만,사흘 나흘 계속되면 고문이 시작된다.

어렸을 때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1주일 정도를 입원했던 적이 있었다.

잠 잘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에 시달리던 중이라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루가 지나기도 전부터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는 걸 깨달으며 죽을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에효~

 

그래서...이제 마음 좀 편하게 쉬엄쉬엄 노는듯 방랑이나 하다가 ,정 답답하면 날품팔이나 하면서 살잔 목표를 정해놓고도

그리고 이미 그럴 준비를 다 해놓고도 뚝 차고 나서지 못하는 것은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라 그런 따분한 생을 살게 될까봐 두려워서다.

앞으로 50년을 살아야 하는데,치열한 독립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서명이나 받으러 건들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나태의 늪에 빠져 

무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따분한 시간죽이기에만 급급하게 될 것 같아서...

재보고 또 재본다.

아니다 싶으면 다시 뭔가를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도 갖춰두고 시작해야지...

혹시 친일 매국노 척결과 친일파 재산환수란 과업이 빨리 해결되면 ,

남쪽의 산골에 기어 들어가 미개한 원시인처럼 살아볼 수도 있다.

틈틈이 텃밭을 일구고 토끼나 닭 등을 키워보는 것도 그렇게 살게 될 경우를 대비하는 것인데...

진짜 자급자족을 하면서 사회와 연을 끊고 살아보고 싶은 것이다.

 

하고 싶은 게 많으면 먹고 싶은 것도 많다던데....

난 요즘 잡곡밥에 ,잡탕찌개,그리고 채소류를 썰어놓은 양푼에 올리브유 듬뿍 넣고 ,발사믹 식초쯤으로 간을 하고,고추장 넣어서 박박 비벼대고...

그것들을 때론 섞어서 ,때론 따로따로  음미하고 즐기며 사는 걸로 만족이다.

정말 먹고 싶은 게 없다.담배도 끊어버렸다.간단하게...

요즘 어지간한 시설 등엔 혈압체크기가 설치돼 있던데...150에 80~90이면 위험한 건가?

자꾸 수축혈압이 높게 나오고  이완기의 혈압과의 차이가 너무 큰데, 걱정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어이없는 걸로 걱정을 하는 것도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