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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가치


BY 미개인 2014-06-23

일은 그것이 쓰일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팽창한다. 

                             --파킨스--

 

파킨스라 검색을 하니 파킨스씨병,파킨슨 병이란 내용만 주루룩 뜨는데,그 중 재활용 예술가란 제인 파킨스씨가 나온다.

명언의 성격으로 보아 그녀가 맞을 듯.

단추 ,장난감,구슬,숟가락,포크,천조각 등의 다양한 재료를 재활용해서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다.

그녀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아이템들은 주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통에서 얻는데,

실제로 작가는 플라스틱 재료를 얻기 위해 직접 쓰레기통과 쓰레기 매립지를 뒤지고 뒤져서 몇 번의 세척과정을 거쳐 사용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쓰이는 플라스틱 재료가 무려 수천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른다고 하니 그  정성과 수집력이 놀랍기만 하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hsm0930&logNo=10187101416)

 

무슨 일을 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을텐데...

자신만의 안락을 위한 일은 자신이 필요를 충족시키고 나면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더 이상 팽창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함으로써 의미를 찾아간다면 많은 사람들이 나누고 따라할 수 있으면서 ,

그리고 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 되면서 무한대로 팽창할 것이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닐까 싶다.

내가 요즘들어 느끼고 있는 것이면서도 뭐라 딱히 집어 말 할 수 없었던 것이었는데...

 

내가 혼자가 되고 나서 나 혼자 먹고 살고,취미생활이나 하면서 노후대비나 하려고 했다면 ,

지금보단 훨씬 편하고 쉬웠겠지만,그 삶은 나의 죽음과 함께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에미를 따라가는 큰 딸이 남긴 말이,당분간은 서로 잊은듯 살다가 자기들이 아버지를 필요로 하면 멋있게 나타나 달라는 것이었다.

서운하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지만,가급적이면 아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원하는대로 해주마고 약속을 했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자랑스럽기까진 하지 못하더라도 남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나누는 삶에 눈길을 돌리게 됐고,불의와 싸우는 데도 관심을 갖게 됐다.

 

엊그제 밤운동을 하면서 파지를 모아들고 가는 나를 보고 아는 체를 해오는 사람이 있었다.

정육점을 하는 사람이었는데,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내 가게의 상호를 물어온다.

말을 하니 ,혹시 학교에 장학금을 내시는 분이냐며 묻는다.

'어라?어찌 알고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대답하니 자기가 학교운영위원이라고 인사를 해온다.

그렇게 안면을 트고 말하던 중 ,그가 학교운영위원이라니 나의 기부취지를 설명하며 건의를 했다.

매번 장학금을 전달하며 이야기를 하는데도 잘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내가 전하는 장학금이 두 군데 세 군데서  받는 아이에게 쓰이는 게 안타깝다며 ,

난 꼭 공부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어려운 환경에서 사느라 힘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정해 주길 바란다고...

전혀 장학금을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던 곤란한 황경의 아이가 졸업을 하는 자리에서 장학생으로 선정이 되면,

자칫 의욕을 잃을 뻔했던 아이가 자신도 장학생이란 자부심을 갖게 되며 더욱 의욕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고,

나중에 사회에 나오면 자신도 도움을 받았으니 나누고 싶어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싶다며,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나 착한 아이들은 누구라도 격려를 하겠지만 ,

학창시절 내내 따돌림을 받거나 스스로 외톨이로 지내는 아이들은 외면을 하게 될 것 아니냐며 ,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기부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나누는 행위를 더욱 널리 퍼뜨리기 위한 생각인 것이다.

 

파지를 모아다 드리는 어르신께서도 고맙다며 과일을 들고 오셨을 때 ,

한사코 거절을 했더니 기분 나빠 하시기에,정히 제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계신다면 전 안 주셔도 되니 

그 마음을 어르신보다 못한 사람을 찾아서 그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당부를 했다.

넉넉하지 않아도 나눌 수 있는 것임을 알리고 싶었고,거기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해주길 바란 것이다.

 

친일 매국노 척결 운동을 하면서도 도와줄까보냐며 다가오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정중히 사절하고,정히 공감을 하신다면 서명이나 해주시고,주변에 알려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혼자서도 꿋꿋이 잘 해내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분들을 자극하고 싶었고,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자신의 안일만을 추구하는 데 경종을 울리고도 싶었기에,

얼마 전 1년을 넘긴 지금까지도 여전히 혼자서 하며,

기부나 후원으로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안 도와주셔도 좋으니 진심으로 공감을 해달라고 ,그리고 소문을 내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를 한다.

그리고 정히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방법을 알려드릴테니 따로 운동을 하시라며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다.

한 SNS에서는 애칭을 '미개인*친일파 청산'이라고 쓰면서 ,비슷한 이름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그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의 층이 넓어진 거라고 생각한다.

직접 피해를 당하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나서서 그러는 이유가 뭐냐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직접 피해를 당하는 입장이 어니었기에 더욱 널리 퍼뜨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대학병원과의 투쟁을 하면서도 두 달째 하루도 쉬지 않고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피켓의 내용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보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목이 쉬도록 외쳐댔다.

그러다보니 '단국대 치대 교수'나 '단국대 치대'란 검색어로 검색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관심층이 늘어가는 걸 확인하게 되고 그동안 쉬쉬해오던 대학병원들의 부조리에 대해 입밖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걸 확인한다.

소송이나 소비자보호원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고.병원측에서 보상을 해주겠다고 내려왔을 때 낼름 합의를 해줬더라면 

나의 피해 사실도 이내 묻히고 말았을테지만,합의를 거부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매달리며 많은 사람들의 불의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동안 무모하달만치의 일을 해 온 것은 은연중에 내 일의 팽창을 노렸던 것은 아닐까?

이렇게 한사람씩 나눔이나 불의와의 투쟁에 관심을 키워간다면 내가 벌인 이 일은 끝없이 팽창해 갈 것이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데 급급하노라면 그 일은 이내 생명을 다 할 것이다.

그러나 먼 앞날을 내다보며 쓰임새를 확장시켜 간다면 내가 시작한 일이 끝없이 팽창해가는 것을 보는 보람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파킨스씨도 점차 팽창될 것을 염두에 두고 남들이 하지 않는 재활용 아티스트라는 영역을 개척하지 않았을까?

과거 선현들께선 이런 생각을 갖고 살다 가시지 않았을까?

고통과 생명을 바쳐가면서 의미있는 일을 하다 돌아가신 것은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둬서가 아닐까?

내가 시작한 자그마한 일이 두고두고 팽창을 해간다면 뿌듯하지 않을까 ?

당장은 손해를 보고 억울할 수도 있지만,조금만 긴 안목을 갖고 일을 해간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너무 약게만 살지 말고 조금 손해보는 기분으로 살아가노라면,몸은 조금 피곤할 수도 있지만  마음은 정말 편안하다.

 

http://blog.daum.net/migaei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