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후 2년째쯤.. 연예때의 남편에 대한 환상이 꺠지고 성격차이가 드러나면서 하루에도 수십번 부부싸움을 했던 저희부부.
어느날 저는 우연히 켄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 라는 책을 읽으며 생각했죠. 곰같은 남편앞에 여우같은 아내가 되어
곰같은 남편을 적군에서 아군으로 바뀌게 하는 것이었죠.
이름하야 내 손안에 그 웬수. 부처님 손바닥안에 그 손오공처럼 말이죠.
저는 일단 결혼에 대한 환상을 과감히 작살내버리고 남편에 대한 기대도 대폭할인해서 현실을 보기로 했고, 과감히 실수를 저질러 보기로 했죠.
어느날 제가 다림질하다 남편의 반응을 떠보려.. 아깝지만 옷을 좀 태운 일이 있었죠.
아니나 다를까 들고 있던 다리미를 전관석화처럼 뺏더니 직접 다림질하는 남편
저는 (애써 놀란표정으로) "어머 자기 다림질 잘한다. 세탁소 차려도 되겠어."라고 띄워주었더니
그러자 남편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가 말이야 이래뵈도 군대 있을때 고참들옷 뿐아니라, 대대장 옷, 연대장 옷, 사단장 옷까지 내손을 거쳐갔다니까. 나 다림질 실력 아직 안죽었어! 당신 것도 다릴 것 있으면 가져와, 내가 다 다려줄께."
그 후부터 다림질은 남편 전담이 되어버렸죠.
유후~여우작전 대성공ㅎㅎㅎ
다른 일도 마찬가지로 착착 진행되었죠. 어느날 못박을 일이 있었는데..
신혼때는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도 못박는 일조차 도와주지도 않던 남편.
어느날 남편보는 앞에서 못을 박다 살짝멍들만큼만 손등을 내리쳤고. 찔끔거리는 눈물로 남편을 불렀죠.
어디서 짱박혀 잠자던 남편. 부리나케 출동하더니 내 뱉는 한마디 "다친데 없어? 이런걸 왜 혼자해? 이리줘봐..내가 공대출신이라 이런 거 잘한다구. 나한테 시켜"
저는 (애써 놀란표정으로)"어머. 역시 자기가 하니까 완벽해. 자기는 못하는 게 없구나. 뭘해도 우리가족은 안굶기겠네."
그렇게 띄어주니 남편은 못질부터 형광등갈기, 막힌 세면대 뚫기, 화장실 머리카락청소까지 부탁만하면 다해주더군요.ㅎㅎ
이런 식으로 몇번의 (고의적)실수와 아주 사소한 칭찬으로 곰같은 남편을 춤추게 만들었고.
저는 그렇게 설거지 거리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앗죠. 물론 일부러 말이죠...
그 광경을 본 남편. 이런저런 핀잔을 하더니 직접 설거지하는 남편..
설거지를 다 마친 남편 옆에가서 칭찬해주었죠.
"자기가 설거지 해주니까 내가 진짜 편하네. 정말 고마워."
남편은 웃더군요."^^"
"어머, 어쩜 이렇게 청소기도 잘돌려? 이제부터 걸레질 안 해도 되겠다. 왜 내가 청소기 돌리면 이렇게 안되지?"
그 말에 또 남편은 웃더군요."^^"
"자기야. 쇼파 저쪽으로 돌리고 싶은데 아줌마 다됐는지 힘이 없네." 하며
남편은 "아이고 아줌마, 괜히 그런거 들다가 허리 다치면 약값이 더 들어. 놔둬. 내가 해줄께."
저는 또 냉장고를 열머보며
"어? 냉장고에 과일이 없네?"
그러자 남편은 "대체 어디다 정신 팔고 사는거야? 걱정마. 내가 내일 사다 퇴근하고 바로 사놓을께, 뭐 뭐 사올까? 가만 있어봐..내일 회식이지만 하루 빠져도 설마 짤리겠어?"
물론 쑥쓰러웠지만 ... 마음에도 없지만 참고참고.. 칭찬 축포를 띄워 이윽고 설거지, 청소, 각종 허드렛일까지 하게 만들었죠. ㅎㅎㅎ
이렇게 남편은 변해가고 주변에서, 잘한다 칭찬을하면 더 잘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이기에 저는 그것을 100% 활용해 성공한 것이죠. 그리고 "고마워"란 말을 빼먹지 않고 사용했고 자연스레 자주쓰게 되었고 결국 내 손안에 남편이 되어 편안한 가정 그리고 시부모님 앞에 당당한 며느리로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