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단 한번도 자신을 진심으로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크로커스--
크로커스:스위스 록밴드(?)
불가에선 허공을 떠도는 티끌에도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인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타끌마저도 그처럼 저마다의 소임을 타고 난 것이니 함부로 무시하지 말고,해치지도 말라는 것인데,하물며 사람임에랴!
게다가 사람은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특출난 재능을 타고 태어난다고 하지 않던가?
관건은 자신에게 주어진 그 특출난 재능을 찾아내고 계발해서 쓸모있는 것으로 만드느냐에 달렸다고 할텐데...
환경이,외모가,세상이...식으로 주변 탓만 하느라 자신의 특기를 발견하거나 계발하는 데 게으름을 피우면 열등감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저 말을 한 크로커스라는 사람도 아마 열등생이라고 놀림을 받았거나 스스로 자괴감에 빠졌다가 성공을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
난 요즘 한 종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시즌7에 꽂히기 시작했다.
이미 시작을 한 지가 3주 가까이 지났지만 요즘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던 편이라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채널 서핑을 하는 내 눈에 잡힌 것이다.
어린 친구들의 놀라운 끼와 근성에 감동을 해오긴 했지만,이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주말에 보면서 왠지 모를 눈물 바람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나의 큰 딸과 동갑인 친구가 정말 행복하게 자신의 끼를 발휘하는 걸 보곤 엉엉 울었던 것 같다.
나의 딸들도 참으로 특출난 재능을 지닌 아이들인데,그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끝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나의 딸들과 비슷한 이유로 나의 꿈을 포기하고 ,자수성가를 해 보겠다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삶의 현장에 뛰어든 나의 모습이 떠오르고,
반평생을 살아온 지금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떠올리자 폭풍오열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내 특기가 무엇이며,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슬펐다.
더군다나 나의 인생을 그림자처럼 따라하고 있는 딸들도 나처럼 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도 다가가거나 지원을 할 수 없이 지켜봐야만 한다는 것이 슬펐다.
그러면서도 며칠째 채널을 고정시켜 놓고, 보고 또 보고 있는 나라니...^*^
내가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하며 몸살을 앓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전혀 주목받지 못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개척해온 친구들이 주는 감동 때문이며,
참으로 어린 친구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고난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고 주어진 인생을 철저히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이다.
그런데다 현재보단 가능성에 주목하며 짧은 기간에 괄목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성격도 한 몫 한다.
그리고 그 어떤 비리도 허용되지 않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하며,솔직히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해주는 모습 또한 본받게 된다.
어른으로서 나잇값도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고,또 세상이 이처럼 반칙왕이 득세하도록 만드는 데 일조한 미안함때문에 부끄럽기만 하다.
그들이 나의 스승들이다.
진한 감등으로 나를 순화시켜주고 가르침을 주니 이 이상의 스승이 어디 있단 말인가?
나의 딸들...
연년생이며 정말 바르게 자라준 아이들인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녀 온 40일 간의 유럽 배낭여행 이후,여행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던 녀석들이 지금은 갑질의 대명사인 회사에서 공부 대신 일을 하고 있다.
나의 인생행로와 어쩜 이리 흡사할 수 있을까 신기해 하도록, 따로 말을 해준 적도 없는데 거의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둘 다...
그러나 나는 20대를 거기 안주하며 보내다가 30대가 되어선 별로 내키지도 않는 일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면서 불행해지기 시작했고,
50대인 지금에 와서도 '이건 아닌데...'하며 두리번거리면서 살고 있는데,
혹시,이런 것까지 따라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제발 꿈을 버리지 말고 꾸준히 추구해달라고 당부하고 싶은데,
이처럼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 글이나 써대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라니...
가정사에서부터 사회생활의 출발까지 흡사한 전철을 밟고 있는 녀석들이라!
그렇다면 혹시 모르니 이제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얄텐데...
그래야 나의 뒤를 그대로 따라오게 될지도 모를 녀석들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게 될텐데...
고작해야 소욕지족(少慾知足)이란 소극적인 행복론을 추구하며 50대에 이미 세상을 다 살기라도 한 양 지내고 있다니...
더 늦기 전에 인생의 청사진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점검해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은 더 살아야 할텐데,다 살아버린 것처럼,달관이라도 한 척을 하면서 조로증에 걸려버린 나라니...
지금까진 인생은 참 짧다고들 말해 왔다.
하지만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생은 참으로 길고도 지루한 것이 돼가고 있다.
이만하면...예전에도 이랬는데...하는 식이어선 분명 낭패를 보고 말 것이다.
남 탓을 하는 건 당장 그만두고,자신들만의 특장점을 찾아내서 열심히 계발하고 죽는 순간까지 우등생으로 살다 갈 생각을 해가야 할 것이다.
잘 알다시피 그것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자아성찰에 매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