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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 안에서


BY 나무동화 2015-09-29

오늘

납골당을 갔어요

원래는 어제 갈려고 했는데

제사 후 뒷 치닥꺼리가 많아서 너무 피곤했어요

그래서 시댁식구들과

" 차도 붐비니 가급적이면 내일 보죠"

이카고 하루 미루곤

바로 커피한잔 마시고 잤거든요

오늘 점심때 액자속에 계실 시부모님들을 만나러 납골당에 갔어요

해마다 가는일이니 특별히 감정이 생기거나 뭐 뚜렸한 뭔가를 해야한다거나 그런거 없이

그냥 일상적으로 ...

인사하고 갈려고 나오는 길에

아들이 부르는 거예요

" 엄마 저기 사람들 추석이라고 검정한복입고 왔어!  근데 좀 이상하네

  사람들도 많이 모여잇고 저기 가보자 "

아무생각없이 구경하러 갔습니다

근처가서 순간 내머리의 생각없음을 어찌나 탓했는지

납골당에 고인을 안치하러 상주들이었어요

아이들은 어리고 상주는 젊었고 액자속에 있는 고인도 너무 젊드라고요

괜히 울컥해서

신랑도 시댁식구도 말없이 돌아섰어요

아이들의 검은 한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 재네들 어떡하니?  상주가 저렇게 젊은데

  그래도 추석때 되면 언제나 생각날거야 그치? "

오늘

마음속으로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야겠다

우리 잘못되면 목숨같은 울아들의 모습이 될 수도 있잖아 했습니다

사는게 팍팍하고 힘들어도 즐겁게 빡쎄게 살아가야할 이유를

아이러니 하게도 죽은자들의 안식처에서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