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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깊이는...


BY 미개인 2016-02-03

이별의 시간이 될 때까지는 사랑의 깊이를 모른다.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1883~1931) 레바논계  미국인.예술가.시인.작가.철학자.화가.

레바논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어린 시절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어머니의 세 번째 남편인 아버지의 도박과 횡령혐의 등으로 가산을 탕진하자, 머무를 집조차 없어진 어머니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미국에 가서야 예술을 공부하게 되고,작품활동을 하게 되고,그의 대표작인 1923년작 '예언자'를 발표한다.

영감이 넘치는 창작의 초기 사례에 해당하는 이 책은 ,비판적 평판을 받으면서도 잘 팔렸고,

1960년대 반(反)문화적 창작물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됐다.

그는 작품에서 기독교를 많이 다뤘는데,특히 영적인 사랑의 주제를 즐겨 다뤘다.

그의 시는 영감이 충만한 말로 삶의 화두에 대한 통찰을 보여줬고,형식적인 언어의 사용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브란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예언자'는 ,스물여섯 편의 시적인 산문으로 이뤄진 책이다.(위키백과)

 

사랑...

과연 이 시대에 사랑이,진정한 사랑이 존재하기는 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길거리에서 전도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들과 같은 믿음을 갖지 않으면 지옥에 갈 거라고 협박을 해대고,

가진 게 없어서 사랑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걸 당연히 여기고 우울하게 ,좀비처럼 떠도는 젊음들을 봐야 하고,

그나마 가진 게 좀 있어서(?) ,사랑(?)하고,결혼하고,출산까지 한 사람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용가치가 떨어진 상대방을 내팽개치기 일쑤고...

우리 나라는 1인가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각종 통계가 난무하면서 골목마다 원룸들은 쉴 새 없이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그 원룸들은 늘 만원이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도 다 각자의 공간을 갖고 그 안에서 또 따로 살아가면서 사랑과 벽을 쌓아버리고들 사는 건 아닐까?

외모 지상주의,물질 만능주의가 판을 치고,유일신을 주장하는 종교기관들 마저 그 유일신의 윗자리에 물신을 모셔두고 인류를 황폐화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사랑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해지고 있으니...

안에서 찾지 못한 사랑을 찾으려 밖으로만 나도는 사람들과 그들의 손길을 바라는 사람들이 만나 숭고한 사랑을 이루고 있다.

참 이상하다.

적어도 내 눈엔 그렇게 보인다.

안에서 찾지 못한 사랑을 밖에서 찾아서 대리만족을 하려는 걸까?

그래서 세상이 이리 온통 뒤죽박죽인 건 아닐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는데,안에서부터 사랑을 이뤄가면 못할 일이 없을텐데,사람들은 거꾸로 안을 소홀히 하면서 밖에서 충실하려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바깥에서의 사랑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비위가 상하면 그만 둘 수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당연히 얕을 수 밖에...

 

오늘도 한 신당이 창당을 했다.

그런데 창당 준비기간 동안에도 끝없이 정체성 논란을 부추기면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던 끝에 ,

코 앞에 닥친 총선을 염두에 둔 듯 서둘러 어중이 떠중이 다 모아서 창당을 했다.

그러나 저마다 생각하는 건 따로 있으면서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새정치를 구현해 보겠다는 그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진정 그들이 한국인을 사랑하기는 하는 건지 ,쫓아가서 묻고 싶었지만,시간이 아까워서 참아버렸다.

만나고 헤어지기를 길거리에서 행인들과 스치는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무리들이 온통 정치권을 채우고 있는 마당에 ,

진정한 사랑을 해줄 사람으로 생각해서 한 때 'x빠'소리까지 들어가며 응원했더랬는데...기대를 접어버리게 됐다.

그런데 그 사랑의 깊이가 깊었다 보니 상처가 아주 크디크다.

세상의 모든 것이라 여기고 나름대로 사랑했던 가정이 파탄나면서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했던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튼 상처는 아주 크다.

 

이제 다시 나 스스로의 치유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려는데,SNS에 문 숙의 '자연치유'란 책이 등장한다.

참 인연이란 게 우리 삶을 지배한다는,불가(佛家)의 정신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화려했던 여배우의 길을 접고 하와이인가로 홀연히 떠나 자연에 파묻혀 힐링을 하면서 살아 온 그녀가 ,

호호백발에 간단한 차림으로 몇 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걸 보고 대뜸 설레였더랬는데,

인연이 이제 그녀의 책을 만나 보라고 권유하듯 다가온 것이다.

꼭 사서 봐야지...

나름대로 익힌 생존법에,살짝 얹어서 풍성한 여생을 살아가는 데 보태야겠다.

 

자중자애(自重自愛)!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를 진정 사랑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텐데...

사실 아주 힘들다.

내가 3년 정도 해 봐서 아는데,자꾸 게을러지고,누구도 모르는 나하고의 약속인데,까짓 좀 소홀하면 어떠랴 하는 생각에 자주 사로잡히면서 ,

나 스스로는 인정하지 못하면서 자꾸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그래서 밖으로 나돌게 된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수다를 떨어대면서 잘난 척을 하고 싶어하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가슴은 휑~하니 뚫리기만 하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낙이불음(樂而不淫)을 멋대로,삶을 즐기되 집착하지 말란 말이라고 우겨대며 행동철학으로 견지하고 살아온 게 수십 년이건만,

집착하는 것이 스스로를 사랑하기보단 파괴하는 것이란 걸 다 안 듯 떠들어댔으면서도 ,여전히 뭔가에 집착해서 일희일비하고 있으니...

스스로를 잘 알고 누구보다 나 스스로를 사랑한다면서도 ,그 깊이는 얕기만 하다는 증거일테니...

이제 그만 헛것에 매달리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에의 사랑의 깊이를 더해가는 수련이라도 쌓아야겠다.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주제에 누굴 사랑하겠다고 나서는 따위의 오만방자한 것들을 비웃어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나를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