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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내 생에 기억에 남는 순간


BY 사교계여우 2020-11-14

[오늘의미션] 내 생에..      

 크리스마스 선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완구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적인 존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어린시절에 부모 혹은 산타클로스(=부모님?) 에게 받은 완구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2010년 대 이후에 태어난 요즘 아이들은 완구 외에도 게임 아이템이나 스마트폰 등을 선물로 받기 원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20~30대 어른들이 유년시절에 받고 싶었던 것은 아무래도 완구가 인기순위 1위였죠.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바로 유치원 시절에 받은 '포니2' 미니카입니다. 본인이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은 80년 대 후반이었는데, 당시 기준으로도 쟁쟁한 신차들을 재치고 출시된 지 5년 이상 된 자동차를 왜 그리도 좋아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여튼 이 제품이 유독 기억에 남았던 것은 유치원에서 열렸던 작은 이벤트 때문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며칠 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커다란 종이에 자신이 크리스마스날 받고 싶은 선물을 그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당연히 포니2 미니카를 가지고 싶었던 본인은 종이에 포니2 비스무리한 자동차를 그렸고, 집에 돌아와서는 부모님께도 이 사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유치원의 '재롱잔치' 라는 댄스 이벤트가 끝난 뒤 선생님께서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가져다 주셨다' 라며 아이들을 불러놓고 선물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선물에는 각자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는데,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선물들을 받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매우 감격해 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짜로!!! 크리스마스 며칠 전 종이에 그렸던 것과 똑같은 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제 선물이 도착했다는 선생님의 부르심을 받고 자리로 달려나가 선물을 받았습니다. 본인 역시 선물을 받고 정말 기뻐했는데, 제 이름이 적힌 선물은 바로...사진의 맨 윗줄에 있는 '크로바제 청록색 포니2' 였던 것입니다!!! 별생각 없이 그린 그림이 현실화 되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감수성을 자극했습니다.

 나중에 후기를 살펴보니 유치원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이 종이에 그린 그림들을 보고 선물을 유추해 내거나 부모님께 직접 전화를 걸어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구입하여 유치원 비밀의 방(?)에 넣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 대다수는 그림으로도 유추 가능했거나 부모님의 사전질의(?) 를 통해서 아이들이 무슨 선물을 가지고 싶었는지 알 수 있었을 테지요. 당시 포니2 미니카를 구입해 주셨던 아버지 曰,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장난감 재고 자체가 별로 없었고, 인기 제품도 아니라 인지도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겨우겨우 문방구 여러곳을 수소문해 포니2 재고가 있는 곳을 찾았지만, 마음씨 나쁜(?) 문방구 주인께서 터무니 없이 비싼 프리미엄을 요구해서 한참 동안을 싸웠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당시의 극적인 상황이 맞물려 평생 잊을 수 없었던 크리스마스 선물...추억삼아 저 완구를 다시 구매해 보려고 했지만 국내에는 재고가 없고, 결국에는 해외 경매 등지에서 직구해야 하는데 현 시세가 무려 20~30만 원대라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