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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나에게 위로. 그리고 칭찬


BY 사교계여우 2022-11-28

나의 우유부단함을 꾸짖는다.
나의 어리석음을 꾸짖는다.

내 마음이 힘든 이유를 얘기할 때면 주변의 상황에 대하여 얘기하며 빠져나온다.
하지만 결국 내 마음이 힘든 이유는 나 때문이다.

웬만하면 자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만큼은 내 실수, 내 우유부단함, 내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나 스스로를 차갑게 질책해야한다.

—-

원래 외과를 지원하려고 마음 먹고나서,
외과 스탭, 외과 레지던트,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주변에서 자기 과로 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끝까지 외과를 가겠다고 말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외과 의사로서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으면서
몸이 상대적으로 편한 수련병원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탭, 레지던트 모두 모난 사람 없이
서로 친밀도가 높은 의국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힘든 수술이 있어도, 끝나고 회식 한번 하면서 몸과 마음에 응어리 진 것 없이 풀어내는
그런 끈끈한 동료애를 느끼고 싶었다.

여기까지, 내가 생각을 정리했으면, 옆을 돌아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대로 가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여기 의국은 쓰기만 하면 붙는다고 생각을 하니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남을 것 같아서 여기저기 알아보게 되었다.

아산병원을 졸국 하신 선생님이 외과의사로서 메이저 수술 경험을 많이 해보려면 큰 병원도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하셔서
서울대병원도 알아보고, 강북삼성병원도 알아보고 했다.

여기서부터 패착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조금씩 깔보게 된 것이다.
나는 학교다닐때도 공부를 잘 했었기 때문에, 이런 내가 우리병원처럼 작은 곳에 남기가 꺼려졌다.
내 욕심이었다. 조금 더 남들에게 잘 나 보이고 싶었던 것도 있고.
나랑 비슷한 나이의 외과 스탭 보다 내가 더 잘나려면 더 좋은 병원에서 수련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남을 깔보고 나를 세우려는 욕심이 컸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전 까지는 귀에 들리지 않았던 정형외과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응급의학과를 돌면서 정형외과 레지던트들이 정형외과 쓰라고 할 때마다 일부러 부담스러워서 피해다녔다.
하지만 저 고민을 하는 순간 부터는 정형외과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느껴졌다.
결국 남보다 내가 더 잘 나려면 정형외과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이도 남들보다 많고, 집이 아주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내가 크게 한 몫 해보려면 정형외과를 가야할 것 같았다.
만약에 스탭을 하게 되더라도 정형외과로 스탭을 하게되면 내가 더 잘나가는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강익이에게 연락을 했는데, 강익이는 정형외과를 적극 추천했다.
수술 파트에 관심이 있다면 정형외과가 최고의 선택지라고 얘기했다.

그전까지 나는 내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길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 외과를 처음 선택했던 것 인데,
점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남들보다 더 잘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여서
내가 최고로 잘나가려면 정형외과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에게도 정형외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정형외과를 써야겠다고 말하게 되었다.
외과를 돈도 못벌고 몸은 힘들고 소송리스크는 큰 과로 매도하고 깔보았다.
그래야 정형외과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얻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공부가 잘 되는것 같았다.
그리고 정형외과 가을턴으로 재룡이가 들어오자, 모든 상황이 내편 같았다.
재룡이와 태정 선생님은 고등학교 친구고, 태호 선생님은 강익이랑 대학교 친구고, 태현이는 동기고,
신기하게도 다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서 왠지 마음이 편했다.
남들이 힘들다고 하는 정형외과도 나는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런 상황으로 하나님이 이끌어 주시고 발판을 닦아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는 일렀다.
외과에서 다시 정형외과로 생각을 바꾸는 와중에도
나는 하나님께 기도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하나님께 원하는 바를 구하지도 않았다.
다만 수많은 우연의 일치로 내 욕심과 내 허영심 내 우월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기회주의적으로 주어진 것이었다.

정말 안타깝지만 나는 이 순간이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간 때라고 생각한다.
나의 우월감을 끊임없이 자극했던 악마.
정형외과를 해야만, 내가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어도 남들 머리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꼬드긴 악마가 있었다.
그 악마는 내 자격지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고
내 스스로 제대로 채우지 못했던 돈에 대한 욕망, 갈망을 부추겨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바라고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사람인지는 모두 잊어버리게 만들고
오로지 돈을 생각하면서 돈을 쫓는 세속적인 사람으로 나를 환원시켜버렸다.

정형외과에 가겠다고 얘기를 한 이후
공부가 점점 잘 되지 않고, 공부에 방해가 되는 일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마음은 다시 흔들리게 되었다.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것 자체도 힘들었고
괜시리 매너리즘에 빠져서 일 하는 것도 굉장히 지겹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좀만 쉬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일하기도 싫고,
이런 상황에서 정형외과 가서 일하는 걸 내가 할 수 있을지
마음 속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것이 점점 커져서 결국에는 다시 브레이크를 걸었다.

악마가 나를 가지고 논 것이었다.
일을 잘한다는 평판을 여기저기서 듣게 하고 내가 기고만장해지기를 바랐을 것이다.
내가 공부 좀만 더 하면 정형외과 가서 성공한 인생을 살거고 내가 남들 머리위에 서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 일도 재미없게 만들고 공부도 잘 안되게 되자 마음 속에 급속한 허전함이 생기고, 나에 대한 불신과 불안함이 나를 잠식하게 만들었다.
마음이 우울해졌고, 방황하게 되었다.

브레이크를 걸고 생각했다.
하나님은 내게 무엇을 바라고 계실까?
하나님은 내게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실까?

하나님은 내가 외과를 가든 정형외과를 가든 상관 안할 것이라는 마음을 받았다.
다만 내가 남들 보다 우월하려고 하고, 내가 남들을 깔보고 깔아뭉개고, 내가 하나님이 주신 비전보다 돈을 더 우선시 하고,
일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환자를 함부로 대하는, 이런 모습들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알게 하셨다.

하나님을 전혀 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다만 내 욕망에 이끌린 결과 우연히 일이 잘 풀려 나갔던 것을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기회라고 오판하고 내 욕망에 취해있었던 모습들이 부끄러웠다.

결국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께 길을 묻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인데 나는 왜 방향을 잃어버렸을까?
너는 왜 방향을 잃어버리고 우유부단한 삶을 살고, 스스로 힘든 길로 가고 있니 라고 하나님이 묻고 있다.
정말 그 길을 갔을 때 그 길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니?
너의 욕망을 채우는 길이 너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족을 위해서” 라고도 생각했다.
내 욕망이 아니라 내 가족을 위해서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좀만 참고 견디면 내 가족이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라고도 생각했다.

가족의 행복이 더 적은 당직, 더 많은 돈으로 귀결될 수 있을까?
그게 맞다면, 나는 가족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더 편한 삶과 더 많은 돈만을 추구하며 살아도 되는 걸까?
그게 하나님이 나를 이땅에 보내신 목적일까?

지금 내가 빠져있는 고난은
하나님이 나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하나님의 사자로 만들기 위해
담금질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한편으로는 꾀임에 쉽게 넘어간 우유부단함에 스스로 너무나 크게 자책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렇게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진실되게 돌아보고 미혹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미혹되지 않는 삶

하나님 제가 쉽게 미혹되지 않도록 힘을 주세요.
하나님의 권세와 권능만으로 족한 삶을 살게 해주세요.
오직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 찬미하며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할 필요 없는 삶 살고 싶습니다.

욕망에 이끌려 다른 이들을 깔보는 마음 버리게 해주세요
내가 일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면 그 칭찬을 내 이름값 높이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이들을 위해 나를 낮추어 일 하면서 한편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내 높아진 이름값에 기고만장 하며 남을 낮추어 보는 내 습관을 꺾어 놓으세요
가족의 행복이라는 이름하게 더 편한 삶과 더 많은 돈을 욕망하게하는 세상의 세태에 휩쓸리지 않게 도와주세요
가족의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만 얻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