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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선택받는 처지의 잔인한 봄


BY 사교계여우 2022-04-06

봄과 함께 태어난 병아리들이 거리에 팔려 나왔다. 기술 좋은 감별사들이 골라낸 '인기 없는 수평아리들'이 돼서 그런지 한 마리에 불과 20원씩에 흥정 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고 귀여운 모습이 동네 어린이들을 끌어모은다. 

따뜻한 봄이 오자 우리는 갑자기 어딘가로 모였다.
'나 얘 고를래', '쟤랑 갈래'라는 소리가 들린다.

눈뜬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선택받는 처지가 되었다.
우리를 찾는 상대는 눈을 여기저기 굴려봐도 많다.

저 상대와 같이 산다면 내 삶은 어떻게 바뀔까?
남은 삶을 얼마나 살까?
행여나 해코지하면 어떡하지?

작은 머리를 굴리는 찰나, 옆에 있던 짝이 선택받아 다른 곳으로 향했다.
'잘 살아야 하는데...', '나도 선택받고 싶어.'라는 두 생각이 머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같이 있던 짝들이 선택받아 사라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 하늘은 붉게 물들고, 공기는 점점 서늘해졌다.

오늘 선택받지 못한 우리는 다시 돌아가 내일을 기다려야 한다.

봄이란 게 이토록 잔인한 계절인가?
피어난 꽃잎만 야속하게 멋을 뽐낸다.

[오늘의미션] 선택받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