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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맞이한 랜선추석에 대해


BY 버들치 2020-10-09

명절 대이동 속에 저희 가족도 언제나 포함됐었는데 이번 추석에 최초로 빠지게 되었어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집에 머무셨을 거 같아요.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니 명절 분위기를 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먹을 음식들을 장만했어요.

가족 전체가 음식준비도 역할 분담을 잘했습니다. 남편은 장보기, 설거지를. 저와 저희

아이들은 같이 음식 만들기를...오랜만에 송편, 만두도 직접 빚고 각종 전, 잡채, 산적들을

만들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송편, 만두 만드는 것도 하나의 놀이이자 명절 교육으로

생각했거든요. 비록 친척들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명절이라는 게 결국 가족간의 결속이

중요하니 가족들과 알찬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설은 아니지만 윷놀이도

같이 하고 명절 특선영화도 같이 보고 했답니다. 그리고 찾아뵈어야 하는데 찾아뵙지 못한

아쉬움이 있으니 친지, 지인분들에게 전화통화도 드렸어요. 이렇게 명절 음식 장만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놀이도 하고 안부전화도 드리고 하다보니 명절 며칠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코로나19 이후로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라 다소 낯설었지만 몇 번 이렇게 거치다 보면

여기에 적응하게 될 거 같아요. 명절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인정을 하면서도 좀처럼 개혁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코로나19가 반강제적으로

명절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는 거 같아요. 간소한 명절, 집안 전체가 아닌 가족 단위의

명절나기 등 많은 것들이 바뀌는 느낌이 들어요. 집안 사람들끼리의 결속도 버릴 수

없는 가치이지만 굳이 명절이 아니어도 그건 유지할 수 있거든요. 저희 집안은 명절

아니어도 분기당 한번씩은 뭉쳐서 여행을 가곤 했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 같아요.

첫 비대면 추석이어서 그런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