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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전쟁! ^^;;


BY 래현경짱샹훼 2021-07-05 21:49:23

동생이 엊그제 수술을 했어요. 7년전 조카를  어렵게 낳았는데 그때 머가 
잘못된 걸 모르고 있다가 한달전에 아랫부분이 이상해 부인과에 갔더니 
"자궁탈출증" 이고, 심하다며 최대한  빠른 날짜에 수술스케줄을 잡자
해서 한달후인 지난 화욜 수술을 했고, 때문에 조카를 제가 맡게 되었어요.

원래 아이를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부지런하질 못하다보니 조카를 부탁
받은 부터 엄청 걱정했었어요.  입 짧은 아이 멀해줘야 잘 먹을까, 
어찌 놀아줘야 될까, 엄마 껌딱지 엄마찾아 밤에 울면 어쩔까....

근데 의외로 머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내 조카라 그런가 애를 좋아하고,
안 하고를 떠나 그저 하는 짓 모든게 귀엽고 이쁘더라구요. 

애를  키워본지가 20년이 다 되어 요즘 아이들은  멀 좋아하고, 어떤거에 흥미
있어 하는지 여기저기  정보구걸을 해서 찾아 가 보고, 체험도 해보며
나름 늦깎이 육아에  저녁때가 되면  온종일 흘린 땀에 목줄기에 소금가루가 
만져질 정도인데 멀 하나 해줄때마다 
"음.. 맛있다. 이모 솜씨있네" 라며 맛있게 먹고,  고사리손으로 제 팔뚝을 
쓱쓱 비비며 이모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시원한 냉수에 샤워한듯 그저 행복
하고 또 고맙더라구요.

어젯밤도 제 팔뚝을 만지다 잠든 조카를  보면서 저도 몰랐었던 나자신에 
놀랐죠.  싱크대에서 물장난해서 바닥에 물난리가 나도, 밥을 자기 손으로 
안 먹어도, 종이를 온사방에 흐트려 놓아도 웃는 얼굴로  조근조근 설명하며 
잘 맞춰주는 사람이였나? ...  내가 그 정도로  참을성이 있는 사람인가?? .... 
내가 그런 사람인가?  아니..아니지. 절대........ 아니지. 
저희 아이들  키울땐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였죠.  완전  반대였어요.

집안에선 절대 뛰지도 못하게 했었고, 바닥에 과자조각 하나라도 떨어뜨리면
아주 난리가 났었고,  아이들이 사랑한다고 하면 짧게 '응 ' , '그런 말 하지
말고  말이나 잘 들어'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었어요.  
오죽하면 아이들한테 생일선물 뭘 받고 싶냐고 물으면  항상 같은 대답.
"엄마 뽀뽀요."  ㅜㅜ   

그렇게 저희 아이들한텐 사랑을 못 주며, 아니 안 주고 키웠었는데
조카한텐 계속 웃으며 시시때때로 이쁘다, 사랑한다, 뽀뽀세례를 퍼부으니 
어느 순간 아이들  눈치가 보이는 거에요.  아이들은  그냥 꼬맹이 동생이 
귀여워서  보는 것 뿐인데도   제가 찔러서 눈치가 보이는겁니다.
이중적인 엄마의 모습이 넘 가식적이라고 느꼈을 거 같아서요.
사실 저희 아들이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사건을 들으며 저한테 일침을
놨거든요.  "엄마는 저런 뉴스보면서 화낼 자격없어"라고.. ㅠㅠ

조카지만  처음엔  남의 어린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나.. 걱정이였지만 
며칠 지나고보니 걱정은 별거 아니였고  진짜는 동생이 굳이 지 몸 아파가며  
언니(저) 지난 날 돌아보며 반성 좀 하라는거 같더라구요.   

내일 조카 데리러 온다는데  이번 조카의 이모집 소풍은  여러 모로  저에겐 
고마운 시간이였던거 같아요.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했거든요.  
이젠 성인이  되고 고딩이 된 아들, 딸한테 새삼 사랑한다며 뽀뽀를 하기엔..
쑥스럽고...  거시기하지만  아이들을 대할때마다 맘가짐이 쬐금 달라지진
않을까 싶고, 한동안은 조용한 집안이 어색할거 같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