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또 실수를 했나 봅니다.
학창시절 우리 언니는 친구들과 노는 걸 엄청 좋아했어요.
나는 끼어주지도 않으면서 매번 자기네들만 놀았어요.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면서 놀기만 좋아한다고 동생인 내게 잔소리도 엄청 많이 들었지요.
공부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을 정도였으니 잔소리를 안하겠냐고요.
그런데 세상살이 참 묘합니다.
나는 내가 하던 일을 결혼과 동시에 퇴직하고 전업주부로만 살고 있는데, 울 언니는 기업체 임원입니다. 시장도 교육감도 두루두루 친분이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월급도 우리 남편 받는 거 곱하기 2 정도더라구요.
그런데 임원이라는 사람이 내게 문자 보내면 맞춤법 틀립니다. 특히 안, 않을 구별 못해요.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놔두었는데 이번에는 한마디 했습니다.
안은 이럴 때 쓰고 않은 저럴 때 쓰고 단어를 쭉 나열해서 알려주면서 언니니까 말해주는 거야. 다른 사람에게 실수하지 마라고.
그렇게 문자를 보냈는데 내내 마음에 걸려있네요.
쓸데 없는 참견을 했구나. 내가 또 괜한 짓을 했구나 싶어지네요.
잘 난 것 하나없이 매일 집에 콕 박혀서 지내는 내가 뭐라고 그랬나 싶어요.
괜한 몹쓸 참견 이젠 그만 둬야겠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