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어서인지 더 즐거웠던 대학로 나들이...
샘터 파랑새 극장 입구에 재활용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종이컵으로 만든 멋진 작품엔 옆에 놓여진 꽃을 하나씩 꺼내서 종이컵에 꽂을 수 있다면서 꽂아보라고 해서
입장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철이는 꽃 꽂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네요.
이 공연은 특이하게도 두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더군요.
첫번째 이야기는 다른 건 아니야...
두번째 이야기는 이상한 상자....
다른 건 아니야....
이불속에 돌돌 말린 주인공이 이불속에서 애벌레처럼 꿈지락꿈지락 거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네요.
친구들에게 더럽다고 매일 놀림만 받는 민지...
아토피때문에 온 몸을 긁어대는 민지는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따돌림을 받아서
학교에도 가기 싫어합니다.
민지는 친구를 구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구름친구들이 민지와 재미있게 놀아줍니다.
구름이 민지에게 선물한 여행을 하다가 민지는 결국 아름다운 자연에서 몸이 간지럽지 않을 것을 알게 되고
자연과 자신이 하나됨을 깨닫고 자연을 사랑해야겠다는 맘을 갖게 됩니다.
학교에서 따돌림 받고 놀림받는 장면과 민지가 그네를 타는 장면 등을 인형극으로 소화해내고
바람이 아파트 때문에 모습이 변하게 되는 걸 배우분들이 춤으로 연출하며
아파트나 건물을 네모난 상자 여러 개로 연출하는 등..
다양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구름이 민지를 위로하면서 펼치는 퍼포먼스 장면이 기발하면서도 재미납니다.
네 가지 구름 모양으로 코끼리며 강아지 그리고 목이 긴 토끼..나비 등을 만들고
이불 하나 만으로 나무와 민지 나비를 만들기도 하고...그리고 줄넘기랑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놀이를 같이 합니다.
구름역할을 맡으신 배우분과 민지 역을 맡으신 배우분들이 다들 맨발로 공연을 하시던데 참 인상깊더군요.
이상한 상자.....
숨바꼭질을 하던 진이는 빛이 나는 이상한 상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건 할머니가 만드신 발명품...
그걸 타고 미래에 가게 된 진이..
미래사회는 온통 시커먼 암흑의 세계처럼 쓰레기에 덮여 썩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다시 할머니의 발명품을 타고 과거로 가게 된 진이
그곳에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은 반딧불이와 숨쉬는 자연이 살아있는 곳...
전라도 말투를 쓰는 할머니를 만나서 개구리 폼으로 개구리 잡는 법도 배우고
비가 오자 연잎으로 우산을 대신하기도 하고
풀피리도 불어보고...
맑은 자연을 놀잇감삼아서 짧지만 행복한 순간을 맛봅니다.
비가 그친 하늘엔 무지개가 수를 놓고
개똥이라고 부르는 반딧불이가 온 세상을 반짝이고...
여러 개의 전구로 반딧불이를 표현해놓은 반짝반짝한 무대배경을 보고 있노라니 와~~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진이는 환경대장이 되어 환경을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환경을 생각하게끔 만든 노래를 배우고
환경지킴이 임명식을 끝으로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나오는 길에 환경지킴이 뺏지도 받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고 작은 거부터 실천해서 환경을 지켜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