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보고..
처음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를 접했던 건 한참 꿈많던 십대 고등학생
이었을 때였다.
책으로 읽었는데 조금 어려운 면이 있어 한 달여를 읽었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충도 느끼게 해주면서 살아있다는 것에
다시금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깊이가 있었던 책이었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는 그 이후 김건모의 노래로 20대에 다시 만났다.
훨씬 다가가기 쉬웠던..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던 노래였다.
그리고 십여년이 지나 서른이 훌쩍 넘어서 정한용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
간새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정동 세실극장..
고등학교가 정동에 있었기에 참으로 많이 지나다녔던 곳이다.
그 곳에서 고등학교 친구와 약속을 정하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만났다.
정신병동이 무대..
자유로움을 원했던 맥머피..
결국은 뻐꾸기가 되는 걸 선택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가끔 현실에 안주해 살고 있는 내모습에 한숨을 쉬기도 하고 남들과 비슷
해져 가는 내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랴..
뻐꾸기가 되기로 선택하는 건 아무도 가지 않은 좁은길로 나아가는 것만큼이나
비범함을 요구하는 것을..
대신 연극이 끝나고 정동의 언저리에서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지난 시간
들..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며 가을을 맞았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했던가..
그만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