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혈포강도단.
허리우드 블랙퍼스트 액션 영화들이 넘쳐나는 요즘.
포스터와 예고편 그리고 제목에서는 할머님 세분이 마치 거대 은행 강도단이 되어 크게 사고 치시는 영화 같았고, 그런 선입견을 갖고 시사회에 참석했다.
생애 처음 당첨된 시사회이기에 1시간 일찍 도착하여 표를 받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런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영화 시작.
작가는 마치 세분의 영화배우를 먼저 섭회 한 후 시나리오를 쓴게 아닌가 할 정도로 세분의 배역은 배우들의 본연의 모습인거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다.
[권순분납치사건]에서 보여줬듯이 용의 주도하면서도 여장부 기질의 정자할머니(나문희), [가문의영광]에서 파워를 제대로 발산해 줬던 카리스마의 영희할머니(김수미), 텔레비젼 주말드라마에서 푼수끼를 안고 있는 여리고 애교많은 신자할머니(김영옥), 그리고 세 할머니에게 강도짓 하는 법을 소심하게 알려주며 세분의 개성을 전혀 방해 안하는 은근한 청년 김창정.
세분의 할머니는 나이가 있으심에도 각자 생활 전선에서 나름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각자의 생활 전선에서는 잘 되는 일이 없어 보이는 세분이 한데 모여 슈퍼마켓의 물건을 훔치는 모습에선 환상의 콤비가 아닐 수 없다. 8년간 허술한 슈퍼마켓에서 각자 역할 분담을 나눠 물건을 훔쳐서 노인들을 상대로 길거리 즉석 경매판을 벌여 돈을 번다. 생활들이 넉넉치 않은 세 할머니들은 이 돈을 생활비로 쓰는 것이 아니라 꿈의 도시 와이키키 로 실버 여행 가기위한 자금으로 꾸준히 모았다. 드디어 여행자금은 만들어졌고 떠나기만 하면 되는 찰나. 여행사에선 현금으로 받지 않고 은행계좌 송금을 통해서만 여행비를 받는다는 방침이 세 할머니들의 예측불허 사건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들뜬 발걸음으로 은행에 가서 송금 의뢰를 하며 기다리는 순간 진짜 은행강도가 들이 닥쳤고, 강도에 의해 현금을 뺏겼더라도 이미 송금이 이뤄진 돈은 괜찮을꺼라는 믿음은 산산조각난다. 바로 여직원의 송금 완료 도장이 은행강도가 들이 닥치는 순간 제대로 안찍혔기 때문이다. 이렇게해서 세분의 할머니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들이 은행강도로 인해 빼앗겼던 돈만큼만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과장된 표현으로 인해 호탕하게 웃게하는 코미디와 가슴속 깊이 뜨거운 것을 끄집어 내는 감동적인 드라마가 어우러져 울다가 웃다가 생각하게 했다가를 반복하게 했다.
암에 걸린 정자할머니가 숨을 거두기전에 한 말은 40대 초반인 내게도 진하게 와닿았다.
지나온 삶이 젊은 시절이 모두 거짓인거만 같다는......
영화의 여운을 느끼며 난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살면서 서로 위로가 되는 친구 한명만 있어도 그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영화 주인공들은 비록 자식농사는 실패하였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으로 불쌍해 보이지만, 서로 믿고 뜻을 같이하며 서로를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려 주는 친구들이기에 세 분 할머니는 성공한 인생임이 분명하다.
정자할머니의 죽음으로 무겁게 결말이 나는 듯하였으나, 결국엔 모든 가족들이 와이키키 분식집에 모여 그안에서 역할분담하며 함께 살아가는 해피엔딩의 영화가 됐다.
당첨 감사드리며, 왕초보의 영화 관람 후기였습니다 ^^*
저의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blueml)에 동시 연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