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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혈포 강도단] 의외로 재미있었던 영화


BY 신디 2010-03-10 01:15:10

처음에 저는 육혈포가 권총을 옛날말로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즉 '몸에서 피를 내는 물건'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혈'자가 구멍 '혈'이었어요.

6개의 구멍이 있는 권총이라는 뜻이었던 거죠.

 

암튼 한자식의 이 제목이 한층 영화를 복고풍으로 느끼도록

했던 건 사실이었고, 포스터에 예쁘고 젊은 여자들 대신

나이든 그것도 평균 연령 65세라니...늙은 여배우

(죄송합니다. 그러나 연기력만은 짱짱한)

세 명이 등장하는 영화라니.. 안 봐도 뻔하지..

아마도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이렇게 멋대로 선입견을 가지고...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가더라도.. 그냥 웃자..웃으면 되는 거다.

그래도 웃음은 배신하지 않겠지..

이 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저의 선입견이 부끄럽고..

죄송해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이 영화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라는 의미가 담긴 영화였어요.

 

자칫 무거워질수 있는 주제였기에

주책맞아 보이는..아마도 대책없고 쓸모없어 보이는

갈 데까지 간 할머니 세 명이 강도가 된다는

극단적으로 황당한 상황 설정으로 코메디화했을 뿐이죠..

 

영화 속에는 바로 우리 주변의 노인들의 힘든 현실이

아프게도 솔직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자식들 교육시키느라, 바람난 남편과 싸우느라, 가난을 이겨내려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느라...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즉,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없었던 노인들..

그들에게 사회의 복지가 최소한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었던가요?

 

그러면 그 할머니들이 강도가 되었겠습니까?

할머니들을 강도로 만드는 사회라는.. 풍자가

녹아있는..뼈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8년을 열심히 모아서 외국여행을 하겠다는 꿈마저

저버리는 냉혹한 사회...

 

<델마와 루이스>처럼 비극으로 끝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웃다가 울다가..감동의 영화였습니다.

 

우리 엄마랑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