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가기전에 신나는 뮤지컬이 보고싶었는데
우연히 8090세대들을 위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란 포스터가 눈에 쏘옥 들어왔다.
송승환, 왕영은이 진행했던 인기있던 티비 프로그램 이어서 제목만 봐도
그 옛날 인기가요가 들려오는 듯 흥얼흥얼 거렸다.
이제는 사십대가 다 지나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지나온 옛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아 넘 반가웠다.
금요일이라 다음날이 토요일로 이어지는 휴일이어서 더욱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모처럼 퇴근시간대의 붐비적거리는 전철을 타고 삼성역으로 향했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해 주위 벤치에 잠시 앉아 있는데
거리는 젊은 사람들로 가득차 이리저리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는 풍경이
저녁시간이 지나 깜깜한 어둠으로 채워지는데도
어떤 말할 수 없는 활기가 느껴져서 오랫만의 외출이 즐겁기만 했다.
공연시간이 가까워 오자 갑자기 여기저기서 밀려드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대부분 젊은 30대가 많았는데 군데군데 사십대
아니 그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뮤지컬은 고교시절의 왕경태와 오영심이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공연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재회하여
옛날에 못다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약간은 상투적일 수 있는 러브스토리를
코믹하면서도 나름 특색있는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전혀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었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무대.
뻔한 스토리의 사랑이야기일수도 있는 것을 한편의
따뜻한 드라마로 엮어내면서 현재의 개그풍과 더불어 때로는 흥겹게
혹은 감미롭게 들려오는 그 옛날 들었던 참으로 익숙한 멜로디가
한편의 콘서트를 보는 듯 하면서도
신나는 댄스와 함께하는 리드미컬한 노래들이 한층 흥을 돋구웠고
각각의 개성있는 출연진들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제는 메마른 중년의 감성을 촉촉한 가을비처럼 젖게 했다.
2시간여의 공연 시간내내 몰입하면서
지나온 시절의 아름답던 추억을 떠올리며
같이 공감했던 뮤지컬이 아니었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