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민원여권과에서 근무하며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유순덕(38.여)씨를 추천합니다
그가 이번에 딴 메달은 불굴의 의지와 피나는 노력이 빚어낸 값진 성과다.
온종일 연습에 매달릴 수 있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낮에 구청 업무에 매달려야 하는 유씨는 연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게다가 서울에 연습할 양궁장이 없어 밤마다 자기 집 발코니에 표적지를 세워놓고 1시간씩 활 쏘는 자세를 잡는 연습을 했다. 주말에는 여주와 인천에 있는 양궁장을 오가며 활을 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가는 데도 직장을 비우는 데 부담을 갖고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었다.
그는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가는데도 업무 공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해서 힘들었다. 합숙 중 결제를 받으러 나온 적도 있었다"며 "빈손으로 안 돌아오려고 이를 악물었고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체전,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 공가를 주게 돼 있는데 훈련 기간을 포함한다고 명시하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인 규정이라는 것이다.
또 초등생 아들이 유씨 부부가 합숙 훈련에 들어갈 때마다 부모와 떨어지는 게 익숙하지 않아 합숙 훈련부터 대회를 마치기까지 두달 반 동안이나 집을 비우는 데 따른 부담도 크다.
1988년부터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로 꾸준히 활약한 남편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동반 출전했지만 직장, 가정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는 어려움을 너무 잘 알기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씨의 바람은 소박하게도 선수생활을 계속 하는 것이다.
그는 "외국에는 60살 넘은 선수도 꽤 있다고 한다. 그때까지 선수를 하리라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이제 시작한 단계이고 시작이 좋으니까 열심히 해서 2016년 올림픽 금메달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기반이 잡히면 장애인 체육회에서 장애인 운동선수의 저변 확대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