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삼순이라는 tv드라마가 대단한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드라마 속의 삼순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억척스럽게 고난을 이겨내는 오똑이 같았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는 삼순이의 삶의 방식은 삼순이가 신델레라가 되는
식상한 결말로 막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은 여운을 주었다
우리 동네에도 삼순이가 있다 송 삼 순
시골 광주에서 올라와 딸아이 하늘이가 세살때 남편을 잃고 48살이된 지금까지 그 딸아이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온 그녀
하늘이가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 녹색어머니가 되어 6년을 단 하루도 거르지않고 아이들의
등하교를 도왔다
그 뿐인가 자치 주민 위원회 총무, 바르기 살기위원회 간사 , 지역 의용 소방대 , 적십자 활동 등등
결코 부유하고 시간이 많아서가 아니다
물려준 재산 하나없이 저 세상으로 먼저 간 남편 ,배운것 없는 그녀가 그녀의 어린 딸과 이 세상을
살기에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과히 짐작하고 남는다
보험설계사인 그녀가 가진거라곤 용기와 성실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하늘이
오늘도 짧은 단발 머리를 흩날리며 자전거를 타는 그녀의 환한 미소가 보인다
인텨뷰란 말에 한사코 거절하신다
"오메 무슨 말이야 !내가 뭐 한게 있다고 나중에 더 늙어서 진짜 좋은 일 많이 하면 그때하자"
회원이 몇명 없어서 볼 사람이 없다고 해도 손을 흔드신다
사진은 안 찍는다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받아냈다
"언니 왜 그렇게 열심히 봉사하세요"
"난 배움도 깊지 않고 하늘이에게 보여 줄 수 있는게 없어. 돈이 없으니 해 줄수 있는것도 없고,
직장을 나가야 하니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도 없고.....
그래서 봉사를 하게 되었어 .소리 없는 교육이랄까 다행히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자라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하늘이가 이제 몇학년이죠"
"중학교 2학년이 되지. 작년엔 회장선거에 나가 당당히 높은 지지율로 회장이 됐어 혹시 돈이 많이
들어갈까봐 반대했는데 생각보다 반을 잘 이끌어 가던데, 하늘이가 남은 잘 도와주지"
"언니 경제적으로도 힘드신데 봉사하시기가 힘드시지 않으세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 .학원에서도 하늘인 저렴하게 가르켜주시고 ,내가 힘들고 외로울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주시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몸 좀 힘든거야...."
"언제 보람을 느끼세요"
"그냥 생활이야 . 아! 독거 노인네들 봉사할때가 가장 보람이 느껴져 작년 동에서 경로 잔치
열었잖아 그때 10년째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나보고 우리 딸이라며 눈물을 훔치시는데
나도 눈물이 나더라"
"언제까지 하실거예요"
"죽는날까지. 그다음엔 우리 하늘이가 해야지 하늘이 올 시간이다 다음에 커피 한잔 하자. 나 간다"
바삐 자전거를 돌리며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다
40후반을 훌쩍 넘긴 퉁퉁한 아줌마의 뒷 모습이 저렇게 아름답다니..
얼마전부터 그녀 덕분에 미흡하나마 봉사의 의미와 참여의 기쁨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누군가를 조건없이 돕고 난 후 행복해 하는 그들을 보며 같이 행복해 본적이 있는가
그 행복한 감정은 아마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벅찬 감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힘들고 외로운 이들이 많다
반면에 다 갖추었음에도 불평, 불만과 괴로움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도 많다
조금만 주위를 애정으로 둘러보자
미흡하나마 그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자
틀림없이 그 사랑은 이기심으로 괴로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치료해 줄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봉사는 소리없는 교육이요 ,우리 아이들의 미래다
어려움속에서도 말없이 봉사하며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녀
가진 것이 우리 보다 훨씬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에게 마음의 꽃다발을 드린다
김희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