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의 '세상 읽기'] 보수가 초래한 위기 국내외에서 한국의 경제 위기는 경제의 위기뿐만 아니라 분명히 정부의 위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프레시안 홍성태/상지대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결국, '망국'인가?
추위와 함께 기어코 '제2의 금융 위기'가 오고 말 모양이다.
멀쩡한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국민을 협박하더니 보수 세력은 경제를 확실히 죽이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경제 살리기'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우선 '경제 죽이기'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인가?
1년 전인 2007년 10월말, 코스피지수는 2000을 돌파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증권거래소를 찾아서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1년 안에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고 침을 튀겼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8개월이 지난 10월 24일 오전에 코스피지수는 1000조차 지키지 못하고 900대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본래 보수 세력은 무능해서 부패하는 세력이다.
'IMF 사태'는 그 단적인 예이다.
보수 세력의 무능과 부패를 빼고 IMF 사태를 설명할 길이 없다.
보수 세력은 무능하면서도 부패로 치부했고, 이를 위해 폭력을 동원해서 독재 체제를 수립했다.
이승만의 깡패독재,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독재는 그 생생한 역사이다.
해방과 함께 전개되어 온 민주화 운동은 이렇듯 무능해서 부패하는 보수 세력의 폭력으로부터 나라와 민족을 구하고 정상적인 민주국가를 수립하고 운영하기 위한 사회운동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민주화 운동이 결국 성공을 거뒀으나, 권력을 잡은 보수 세력은 무능과 부패로 결국 IMF 사태를 일으켰다.
민주 세력이 10년을 고생해서 경제를 살려 놓았으나, 권력을 잡은 보수 세력은 또 다시 무능과 부패로 거대한 경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보수 세력의 문제는 무능과 부패와 폭력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의 경제 위기에 대한 이명박 세력의 대응을 보면서 이들에게 과연 '도덕'이 있는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들에게 도덕은 없고 오직 '도덕적 해이'만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명박 세력은 자신들이 강요한 광우병 위험에 대해 노무현 정부와 심지어 유모차 주부를 탓했다.
'쌀 직불금' 문제에 대해서도 오로지 노무현 정부 탓이란다.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를 탓하고, 투자자를 탓하고, 세계 금융 산업을 탓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가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한다. 말을 바꿔 탄 박병원을 포함해서 이명박 세력이야말로 비정상적이지 않은가?
그린스펀조차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시장 독재의 폐해를 지적하는 판에 이명박 세력은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자기 잘못은 조금도 없다며 잘못된 시장 독재 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고 핏대를 올린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도대체 이 세상 어디에 이렇게 철면피한 '남탓 정부', '설거지 정부'가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안팎에서 '강부자 정부', '고소영 S라인 정부'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 여기에는 이명박 세력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비판이 응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본질적인 문제는 아직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나라가 쪽박을 찰 지경에 이르기까지 '강부자'와 '고소영'의 대표격인 강만수 장관이 보여준 행태를 보면, 이명박 세력은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강부자'와 '고소영'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예컨대 놀랍게도 강만수 장관은 이 위급한 와중에도 종부세 완화를 계속 강행하고, 덧붙여서 양도세도 인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에 잇따라 발표된 건설업에 9조2000억 원의 혈세를 퍼주겠다는 것과 은행에 대해 역시 엄청난 혈세를 퍼주겠다고 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명박 세력의 행태를 보노라면, 보수 세력은 '4친4반 세력'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4친'은
친재벌,
친토건,
친투기,
친부패를 뜻한다.
황당한 고환율 정책,
터무니없는 건설업 지원정책,
2%를 위한 종부세 완화정책,
그리고 대통령 친인척이 개입된 각종 부패 사건 등에서 우리는 4친 세력의 실체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4반'은
반시장,
반서민,
반도덕,
반민족을 뜻한다.
진작에 대대적으로 축소되었어야 하는 토건업을 막대한 혈세로 살리겠다는 것보다 더 심각한 반시장 정책은 없다.
세금통계를 조작해서까지 2% 부자를 위해 종부세를 완화하고 재산세를 늘리겠다는 것보다 더 명확한 반서민 정책은 없다.
이미 낱낱이 드러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탓만 해대는 것보다 더 분명한 반도덕 행태는 없다.
식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것보다 더 참담한 반민족 정책은 없다.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했고 심지어 직접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편이 낫지 이런 시대착오적 정책은 오히려 보수 세력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시민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상한 말을 '모순화법의 절정 MB구라어록'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다.
시민들은 'MB구라어록'을 보며 폭소하고 분노한다.
아무리 최시중, 구본홍, 김인규, 이병순 등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방송을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보수 세력의 실체는 결코 감춰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대를 거스르는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시민들은 지금의 경제위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 하필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가?
무능해서 부패하는 보수 세력이 권력을 잡고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자기들의 사욕을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폭리로 배를 채워 온 토건족과 은행족에게 막대한 혈세를 안기고 망국적 수도권 집중 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강부자'를 위한 것일 뿐이지 않는가?
보수 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며 확실히 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 위기의 진원과 주체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땡박뉴스'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시민이 지난 주에 '삽질 신공 미쓰 황당무'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은 이명박 세력이 대표하는 보수 세력의 문제를 최근의 고시원 무차별 살상사건과 연관지어 제시하고 있다.
국감장에서 나타난 어청수 청장의 행태와 유인촌 장관의 욕설은 이 글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듯하다.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나 여론은 개무시한 채 상식부재, 소통부재, 막가파 식으로 국정을 농단하는 2MB정권 선무당 패거리의 꼬락서니를 지켜보노라면, 저 자리에도 혹시 사이코패스 부류에 속할 만한 이들이 똬리를 틀고나 앉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요즘 들어 불쑥불쑥 치솟습니다.
저들 중에 밝은 곳에서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국리민복과 공동선을 논하지만, 장막 드리워진 어두운 밀실에서는 '삽'이나 '금고', '몽둥이'를 각자 하나씩 부여잡고 '인간'이 아닌 '사물'과 대화를 나누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패악질이나 간계 따위나 궁리하는 사이코패스들이 섞여 앉은 것이나 아닌가 싶은 기우(?)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것이 비단 저뿐일까요?(<땡박뉴스>, 2008년 10월 22일)
그 핵심에 이명박 대통령의 '30년 교우'인 강만수 장관이라는 낡은 인물이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한사코 강만수 장관의 경질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내외 시장의 불신을 더욱 더 키우고 있다.
아니, 오히려 강만수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승격하려는 계획을 은밀히 추진하다가 발각되었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서 이명박 세력에 대한 불신은 더욱 더 커지고 깊어진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을 믿고 이명박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행복하냐고.
앞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뉴타운 공약'을 믿고 한나라당을 지지한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행복하냐고.
앞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냐고.
혹시 그들은 '747공약'과 '뉴타운 공약'이 지금의 경제위기와 무관하다고 확신하고 있을까?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지난 대선과 총선을 돌이켜 생각하게 한다.
사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상당한 정도로 예상되었던 것이다.
토건국가와 투기 사회의 구조 속에서 더 많은 토건과 투기의 허황된 약속에 혹해서 원조 토건 세력과 투기 세력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정말 깊이 반성해야 한다.
토건국가와 투기 사회의 문제를 개혁하라는 시민의 열망을 거부하고 토건과 투기를 확대해서 원조 토건 세력과 투기 세력에 대한 기대를 키운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민주 세력도 정말 깊이 반성해야 한다.
아직도 민주당이 잘 보이지 않는 까닭은 여전히 잘못된 '보수 세력 야합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민의 각성에 기초하고 또한 그것을 촉진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을 고대할 뿐이다.
홍성태/상지대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tyio@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