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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흔남...경고하려고 쌓아둔 쓰레기더미 옆에서...


BY 미개인 2014-07-25

두 젊은이가 애완견까지 데리고 와서, 벤치도 낚시하기 좋은 자리로 옮겨와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구름과자도 먹어가며 ...

낚시도 하고 쓰레기를 쓰레기 더미에 잘도 버린다.ㅠㅠ

어젠 처음부터 너무 거세게 몰아붙였다 싶어서 ,조용히 타일러본다.

"아저씨들!여긴 낚시 금지구역이잖아요?!"했더니 듣는둥 마는둥 건성으로 대답만 하고 자리를 뜰 생각을 안 한다.ㅠㅠ

싸우긴 싫어서 쓰레긴 집으로 가져가서 버리세요 ~하고 조용히 청소를 한다.

그래도 쓰레기를 버리고 ,낚싯줄도 툭 끊어서 오염시키고 가겠지?ㅠㅠ

 

직전 쓰레기 더미 옆에 세워뒀던 ,나무판에 쓰레기 더미를 버리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이란 말을 적어뒀던 것이 저만치 물에 빠져 있어서 

더러운 저수지 물에 발을 담그고 꺼내 다시 제자리에 세워둔 마당에 속도 상하고 화도 났다.

이걸 왜 꼴보기 싫어하며 던져버렸을까?

누군가 술에 취해서 홧김에 던져버린 거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누굴 비난한 것도 아니고,각성하자며 부드럽게 적어둔 이것을 아니꼬와할 리가 없지 않은가!

다신 안 버릴 거라 믿고 싶었다.

 

청소를 마저 끝내고 운동을 하려는데,가끔 마주치곤 하던 중년의 남자가 저만치서 어슬렁어슬렁 오면서 "참 부지런도 하슈~"한다.

누군가와 이야길 나누던 중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이상한 또라이 같다고 얘기하더란다.

쓰레기를 실컷 주워다가 왜 길 한가운데,코트 한가운데 쌓아놓느냐며...

그래서 아마도 사람들 보라고 그러는 거겠죠 대꾸를 했다며 나의 의견을 눈길로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해주고...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가 뭐 하시는 분이기에 매일 아침 이리 청소를 하냐고 묻기에 오토바이센타를 한다고 했더니 ,

자기도 예전엔 그 일을 했었다며 눈을 반짝인다.

알고보니 예전에 ,서로 얼굴도 모르는 채 척을 지고 살았던 사람이었다.

"텁시다!"하고 악수까지 나눈 후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인생관이나 가치관 쯤도 나누고...

나보다 다섯 살이 많은 그는 힘이 들어서 3년 전에 그만뒀다며,지금은 서천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며 혼자 살고 있단다.

명함을 주며 소통하자고 이야기 하고,해장국집으로 매식을 하러 가는 그의 뒷모습을 쓸쓸히 봐주고 운동 시이작!

 

매일 한 시간 정도 땀을 뻘뻘 흘리며 하는 이 운동이 보약 이상인 것 같다.

처음엔 엄청나게 힘들어서 하루종일 꾸벅꾸벅 졸았었는데,지금은 적응이 됐는지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가려는데,두 아저씨가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뭔가를 반죽한 것과 낚싯대를 들고 오신다.

"낚시 금지구역입니다."라고 친절히 안내를 해드렸더니,딱 30분만 하입시더 ~하며 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애걸을 하신다.내 참...

"우리처럼 모범을 보여야 할 기성세대들이 안 좋은 모범을 보이면 ,지나가던 젊은이들이 보고 뭐랄까요?"했더니,

오도가도 못하며 주변을 서성거리기만 한다.

나같이 거지같은 몰골을 한 사람에게 저래가면서까지 하고 싶을까?

들은 척도 안 하고 씻으러 가서 흘깃 쳐다보니 어슬렁거리며 망설이던 아저씨들이 조용히 물러나준다.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할까?아님 남이 안 보더라도 공중도덕을 지키며 살자고 다짐을 했을까?

후자이길 바라보지만 무리겠지?

 

아주머니들과 장난스런 인사를 주고 받고 ,잘 먹고 잘 사시라고 인사를 건넨 뒤 

차에 돌아가 주섬주섬 챙겨서 백팩에 넣어 메고,털털털 법원으로 간다.

이전 소송에서 과오납된 인지대를 청구하고-70여만 원을 냈는데 60여만 원이 과오납 됐다니 어떻게 일들을 하는 건지 원~-

정문 앞의 우편물 취급소에 가서 대법원으로 상고이유서를  보낸다.

이유야 어찌 됐든 공돈이 60여만 원이나 생긴 날이라 일 안 해도 될듯!^*^

엄청나게 습도가 높고,엄청나게 찌는,장마철에나 맛볼 수 있는 이 느낌...

결코 좋다곤 할 수 없지만 1년에 며칠 맛볼 수 없는 느낌이기에 ,차분한 마음으로 즐겨본다.

마음이 평안하니 별로 덥지도 ,찌뿌드드하지도 않은 게,선풍기가 없어도 괜찮을 듯하지만,손님들을 위해 커다란 선풍기를  씽씽 돌린다.

요즘엔 낮잠을 안 자면 엄청나게 힘이 든다.

잠시 낮잠 좀 자두자.그러다 손님이 오시면 복실이가 멍멍 짖어서 깨워주겠지?

에어컨이 팡팡 돌아가는 가게 안에 있으면서도 더워죽겠다는 사람들이 참 신기하다!

난 모자도 안 쓰고 스킨 헤드로 돌아다녀도 별로 덥질 않은데...
마음이 북적여대고 생각이 많으면 에어컨도 소용이 없고,

마음이 평온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으면 폭염에도 별로 덥단 생각을 안 할 수 있나보다.하아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