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어서일까?
도로가 한산하기까지 하다.
새벽부터 후텁지근한 날씨가 더위에 약한 사람들 얼마나 괴롭힐까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
내가 알고 있는 더위를 이기는 비법은 덥다고 헉헉 거리며 덥다,덥다 호들갑을 떨지 않는 것이다.
여름이니까 더운 것이고,이 또한 20여 일만 지나면 지나가고 말 것이다.
매년 그래왔건만,사람들은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양 호들갑을 떨어대며 에어컨으로 아이스크림으로 피하려고만 한다.
결론은 여름감기나,비만,기력 상실로 이어지고 마는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
차라리 나처럼 여름이니까 더운 것이지...여름인데 왜 땀이 이것 밖에 안 나지?하며 바깥으로 나가서 여름과 싸우며 땀을 포옥 흘려버린다.
그리고 들어와서 선풍기 바람을 쐬면...후아~천국이 따로 없다.
그렇게 몇 번만 하고 나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고,여름 한 철도 후딱 지나가 버린다.
오늘도 천호지 공원 전세를 냈다.
시위하고 청소하고 운동하고...
그런데 이틀간 바람이 세게 불어서일까?
풀숲의 쓰레기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 광경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그리고 벤치의 나무판 사이의 틈이나 귀퉁이 좁은 틈에 꾸역꾸역 쓰레기를 밀어넣어 숨기는 사람들은 뭐지?
차라리 버리려거든 잘 보이는 데나 버릴 일이지...
이리 숨겨 놓으면 꺼내기도 함들고 치울 때의 기분은 두세 배는 더 울적해진다.
이렇게 몰래 버려놓곤 자긴 안 버렸다며 당당하게 나서서 떠벌였을까?ㅠㅠ
내 손이,내 옷이,내 차가 조금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나는 게 ,그리 양심을 버리며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는 것보다 백 배는 낫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난 건빵 바지의 무릎 근처의 주머니가 재떨이고 개인 쓰레기통이다.
차엔 개인 재떨이를 갖고 다닌다.
그러니 누가 뭐래도 떳떳할 수 있다.한 번 해보세요...들!
청소를 마치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가까이 오라며 유혹을 해대신다.
단호히 거절을 하고 운동을 마무리 한 후 씻으러 가다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며 ,'누님들!저도 지조가 있는 놈인데,그리 함부로 유혹하지 마셔요~.'
너스레를 떨며 다가 앉으니 불쑥 작은 비닐 뭉치를 내미신다.
헉!
쑥개떡이다!
후달달~~~버티기 힘든 유혹이다!
에라 모르겠다! 죽을 때 죽더라도 일단 깨물어나 보자며 한 입 덥썩 깨물어버리고 말았다.
찌리릿~~~~
어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맛이다.
직접 쑥을 뜯어 뒀다가 만드신 거라고 했다.
고소한 기름냄새까지 어쩜 우리 어머니의 그 맛과 이리도 닮아있을까?
단숨에 게눈 감추듯 먹어버리곤 '별로 맛이 없네요!앞으론 아무 것도 안 먹을래요.'하며 헛기침만 몇 번 뱉어내곤 돌아서선 입맛을 다시는 미개인...
참 맛있게 잘 먹었는데...
커피를 안 마신다며 호의를 거절해오다 쑥개떡에 넘어가서 좋아라하면 또 쑥개떡류의 소박한 인심으로 호의를 베풀려 고심을 하실 것이 염려되어...
모든 주부들의 식사준비 과정에서의 고민이 오히려 그 분들을 힘들게 할까봐 마음에 없는 소리로 안면몰수를 해버렸지만...
노회한 누님들께선 피식 웃으며,속삭이신다.
'저런 걸 좋아하는구나?!키득키득~'
부끄러워라~후닥닥 씻고 도망치듯 빠져나와서 '좋흔남'을 마무리하고 ,나만의 아침의 향연을 펼친다.
오늘은 당근 몇 조각이 더해져서 한층 풍미가 차고 넘친다.
아침식사를 나처럼 야외에서 ,과일 도시락으로 여유있게 즐기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햇!^*^
오늘도 변함없이 뿌듯하고 행복하고 정감이 넘치는 아침일과가 시작됐다.
여유있게 두리번 거리며 폐차 직전의 오토바이로 드라이브도 즐기고 파지 수집도 하는데 전화가 온다.
돈 좀 벌어주려 왔다는 손님의 전화였다.돈이 많아야 맛인가?
일부러 전화를 하고 기다려줘서라도 몇 푼 보태주려는 마음이 고맙고 따스한 정인 것이지...
단숨에 달려와서 은혜를 입어 주시고...^*^
어제 벌여만 놓았던 일을 마무리 하고 ,좀 있다가 갖다 드리며 시운전을 해 볼 생각이다.
합격이면 그대로 배달해 드리고 걸어오면서 운동도 좀 더 하고 토끼들에게 좀 더 다양한 풀도 장만해주는 센스!
행복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