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국도변의 미개인의 아지트에선 친일 매국노 척결 시위를 알리는 피켓과 현수막 등의 흔적이 역력하고,
23번 도로변엔 단국대 치대 병원의 어이없는 가처분 신청에 밀린 미개인의 차량이 현수막을 걸고 자리하고 있다.
어제 자리를 잡아 놓은 곳에 차를 몰고 가서...
낫으로 주변의 잡초들을 베거나 뽑아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 위에 세운다.
세 시간 가까이 땀을,비오듯 쏟아가면서 한 일이었지만,건듯건듯 불어오는 바람과 우렁찬 매미들의 합창을 벗삼아 힘든 줄도 모르고 해냈다.
차를 세우고 현수막 등을 걸어준 뒤,바로 옆의 컨테이너 주변까지 청소를 한다.
잡초와 베어낸 풀을 구분하여 처리하고 나니,땀과 흙 등으로 온 몸이 뒤범벅이 됐지만,기분만은 굿!
저수지와 도로의 사이에 낀 장소인데,아무 것도 못하는 제한구역이어서일까?
주변엔 원룸촌이 형성돼 있는데 뻘쭘하니 컨테이너 박스와 비닐 하우스만 서있고,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곳인데,내가 장차 정리를 해가면서 지내다가 ,
언젠가 지주를 만나게 되면 ,비싸지만 않다면 세를 내고 임대를 해서 쓰고 싶을 지경으로 대뜸 정이 들어버렸다.
한 켠엔 한 때 컨테이너에서 젊은이들이 테이크아웃 커피샵을 하기도 했었던 곳인데,지금은 폐업 중.
아주아주 싸다면 미개인의 장차 활동기지로 써도 좋을듯한데...
농사도 짓고,캠핑카 주차장으로도 쓰면서 ,고속도로 IC도 바로 옆이고 국도와 지방도로로 전국으로 이어지는 거미줄 같은 도로에의 접근도 용이하니
세를 내서라도 당장 쓰고 싶은 곳이 돼 버렸다.
이런 좋은 곳을 놔두고 원수같은 단국대 치대병원을 곁에 두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니...
그동안 3개월 여의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물을 마시고 과일 식사를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미개인이 할 일이 많겠다.
온통 쓰레기 천지다!
과일로 아침식사를 하려 자리잡은 벤치 주변에도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식사를 조금 하다 식욕을 잃고 말았다.
주섬주섬 챙기고 당장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들만 정리한 후 털털 애마로 돌아오며 파지를 거둬와서
갑으로 착한 아저씨의 작업장에 부려주고 가게로 돌아왔는데...
갑선 아저씨가 조금 후에 메추리 알 만한 감자 한 봉지와 애호박 한 개를 갖다 주신다.
에효~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미안하다.
아무도 모르게 했어야 하는데,너무 드러나게 행동을 함으로써 아저씨에게 공연한 부담감만 안긴 건 아닐까?
그런데 최근 들어 여기저기서 파지를 모아주며 도와줘서 즐거워하시는 아저씨가 좋아보이니 다행이다.
무표정하시던 분이었는데...
파지를 주우러 다니는 이웃들에게 오해를 받지 않으려 사실을 알린 것 뿐인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해주시면서 날로 파지 수집량이 늘어나고 있다신다.
나도 편의점 등의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잘 정리를 해서 뒀다가 내주곤 하면서 넓힌 오토바이의 적재공간이 매일 그득 찬다.
마침 한 성당에 다니시는 분의 배려로 넓은 공지를 쓰시는 아저씨가 저장공간을 넓혀야할까보다는 고민을 하시며 즐거워하신다.
커서 맛이 아니라 작은 것으로도 서로 감사하며 살아가는 맛이 이렇게 짜릿할 줄이야!
원없이 후련하게 땀을 포옥 흘리며 즐거울 수 있었고,
얼마간의 보람도 느낄 수 있었던 오늘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일보다 더욱 알찼던 것 같다.
더군다나 뒤늦게 쏟아져주는 비로 인해서 마음까지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여유를 부리고 있으니...
유난히 내일이 기대되기까지 하면서 설레이기까지 한다.^*^
해피 바이러스여,널리널리 방방곡곡으로 퍼지거라!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