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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흔남...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BY 미개인 2014-08-16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다보니 고민에 빠질 시간도 없고,좋흔남 일지 쓸 시간도 없이 곯아떨어지곤 해왔다.

하는 일은 거기서 거기였지만,고발할 것도 좀 있었고,

한 젊은 커플과의 즐거운 만남도 있었으며,

아지트 삼고 싶어하던 곳의 인기척을 발견하고 화들짝 반가웠다가 ,지주를 아는 사람이 땅을 부쳐먹는 거여서 실망하기도 했고...

요즘 들어 머릿속이 하얘지는 일이 많다보니 기억이나 나려나?^*^

 

갑으로 착한 아저씨는 새벽같이 대전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러 간다고 하지만,

난 신자도 아니고 해서 별 관심을 안 두려했는데,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진다.

교황청의 큰 돈줄이기도 했을 마피아를 파문하고 그들을 악인으로 천명하며 ,그들이 득시글 거리는 한가운데서 ,

안전한 교황의 거주소를 마다하고 시내의 호텔에 거주지를 정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넓히고 있는 그를 보면서 ,

그리고 그의 환영인파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뜨거운 뭔가를 느끼곤 이내 열광하게 됐다.

그의 시복식 미사 등을 생중계로 보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고,행동거지도 조심스럽기만 하건만 그는 신도들은 물론이고 비신도들까지 압도하고 있었다.

겸손하고 검소하며,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코끝이 찡해오면서 눈물까지 글썽이게 만드는 그의 힘은 뭘까?

그를 보고 안 철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 때 하나회를 숙정하고,금융실명제를 실시하는 김 영삼 대통령을 바라보던 민중들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를 몹쓸 지도자로 평가하고,그를 기억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고들 있을지 모르지만,

난 그의 그 때의 모습과 태도를 리더의 모습으로 생각했었다.

하나회라는 군부가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고 까불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데,그들의 권총을 뺏어던지며 꺼지라고 호통을 치고,

가진 자들의 지하경제를 까발리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면서 얼마나 많은 민중들의 환호를 받았던가 !

물론 이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아서 사상초유의 외환위기를 불러낸 역적으로 자리매김하고 말았지만,

그에게 한 표를 주지 않았던 나였지만 ,그의 팬이 되고 싶어했던 순간도 있었으니...

이후로 그처럼 잠시나마 민중들 모두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는 정치를 한 인물이 있었던가?

나도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어쨌느냐며 자기합리화를 시키면서  포퓰리즘으로 집단이기주의에 화답하는 정도로 그치고 말았던 ,

영웅의 문턱까지 갔다가 주저앉고 만 정권교체의 주역들이,오히려 친일 매국노들보다 더욱 안 좋게 기억되는 건 미개인만일까?

얼마나 많은 민중들이 드디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기뻐하고 환호하며 기대를 했던가 말이다.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을까?

결국은 깜냥도 안 되는 이 명박 쥐새끼를 ,그리고 불법을 자행한 박근헤를 대통령으로 임명하기에 이르렀고,

엄청난 과오만으로 점철된 그들이언만 여전히 평군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게 만들고 있으니...

더군다나 심판의 성격을 띤,질 수 밖에 없던 두 번의 선거에서 압승을 한 그들,악의 그룹들이 기고만장하여 패악질을 해대고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누군들 목숨을 걸고 리더로 나서고 싶을까마는...

난 아직도 안 철수에게 요구하고 싶어진다.

 

돌아갈 다리도 불태워버렸다며 결의를 다지지 않았던가?

새로운 틀을 짜보이겠노라며 호언장담을 하던 그가 아니었던가?

이대로 물러서고 만다면 이명박이나 박근헤와 뭐가 다른가?

그런 당신을 보고 친일 매국노 척결 운동을 하고,좋흔남 운동본부까지 결성하여 홀홀단신 이끌고 있는 미개인은 어쩌란 말인가?

모든 사람이 다 나를 비웃고 비난한다 하더라도 당신 하나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주제도 모르고 나선 나는 어쩌란 말인가?

프란치스코를 본보기로 삼아서 그를 배워볼 생각은 없는지?

속은 상했지만,내 주제에 비분강개를 해봐야 남들의 비웃음만 살 걸 알기에 어제도 오늘도 묵묵히 나의 길을 간다.

 

청소를 하고 ,넝마주이를 하며 ,낚시 등 불법을 자행하는 사람들에게 선진국 좀 만들어서 선진국 시민으로 살다가 가보자고 열변을 토하고,

들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슬그머니 피했다가 내가 떠나는 기색을 보이자마자 다시 불법을 자행하는 젊은이들과 고등학생들에게 절망도 하면서

그러나 묵묵히 바위를 뚫기 위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나의 길을 간다.

 

오늘은 조금 늦게 차를 몰고 가서 도로변에 세워두고 ,시위의 진용을 갖춘 후 주변을 청소하고 ,장거리 경주를 위해서 체력단련도 하고,

새로 정한 휴식처인 정자로 내려가 과일 도시락을 까먹으려는데,한 젊은 커플이 이미 자리하고 있다.

양해를 구하고 새로운 책을 펼쳐들고 식사를 하려는데,연상연하 커플인 그들 중 여자분이 자꾸 관심을 보이고 말을 걸어온다.

명함을 건네주고,별로 관심없어 하는 남자친구의 눈치를 보면서 열변을 토하고 공감을 얻어내며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

그녀가 나의 가게를 잘 안다,근처의 회사를 다닌다며...^*^

비가 올 것 같다며 남자친구가 볼 일이 있다고 해서 아쉬워하며 떠나는 그들로부터 서너 차례의 인사를 받고 답하며 아쉬운 이별을 하고 ,

둘 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부부가 돼서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해줬다.

 

늦은 식사를 여유있게 하고 ,책도 보면서 편안하게 정자의 그늘을 독차지하다가 고객의 전화를 받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파지들을 열심히 취해주며 가게로 왔더니...

후아~저녁 먹을 시간도 안 주고 뺑뺑이를 돌리는구나.

아직 식사 전이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그렇다고 조금씩 게을러지면 자칫 장거리 경주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서 얼른 좋흔남 일지를 남기고 

차가 잘 있는지를 살핀 후 돌아와 식사를 하련다.

내일은 일요일이기도 하고,다음 주에 있을 소송 준비도 해야 하니 오전의 일정은 생략하려 한다.

그러니 조금 늦게 식사를 하고 늦잠을 잔다해도 무방할 것 같아서 부려보는 배짱인 것이다!^*^

하루에 한 사람이라도 오늘처럼 같이 분개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날은 천하를 얻기라도 한 듯 기쁘기 그지없다.

워낙 고질적인 현상이라 못 고칠 것이라며 포기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한 방울씩의 낙숫물이 되어 악의 바위를 쪼개버리자고 말하고 싶다.

글쎄,오늘 밤에라도 내 블로그에 들어와 이 글을 읽어준다면,

아까 식사하느라 미처 인사도 제대로 받지 못한 실례를 사과하고 싶고,정말 많이 사랑하며 행복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정 전에 저녁 식사를 하려면 서둘러야겠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