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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금지구역에서 낚시를 하는 부자.


BY 미개인 2014-08-18

갈 때까진 안 오던 비가 도착하자마자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미개인을 막을 순 없는 법!

비가 와서 주차장이 텅 비었기에 비질을 하려고 호수변의 정자 밑에 숨겨둔 빗자루를 가지러 갔는데,두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다.

낚시 금지 구역임을 알렸건만,특히 젊은 친구가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쓰곤 입으로만 네에~하면서 꼼짝도 안 한다.휴우~

밤새 쎃인 쓰레기들을 모아서 쌓다가 ,젊은 친구가 낚싯대를 두고 어디론가 가고,중년남 혼자서 정자에 앉아있다가 김밥을 권해온다.

사양을 하고 청소를 마친 후 슬그머니 걸터앉아 왜 낚시를 해선 안 되는지를,그리고 나의 활동상을 대충 이야기하자 수긍을 해준다. 

그의 말을 듣다가 그들이 부자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빗자루를 챙겨들고 나서는데,한 아가씨가 정자쪽으로 가다가 사람이 있어서인지 그냥 되돌아 나가려하기에 ,

부슬부슬 비까지 내려서 더욱 운치가 있어진 곳엘 왔다가 왜 그냥 가느냐며 쉬었다 가라고 권했더니,

처음 와보는 곳인데 그냥 가기로 했다며 멈춰서서 나의 몰골을 살핀다.

그래서 또 한 번 나의 레파토리를 펼쳐보이며 열변을 토하는데,의외로 귀기울여 듣는다.

명함까지 건네며 블로그에 들러주길 당부하고,리더가 돼주길 간곡히 당부하며 서로의 갈 길로...

나는 주차장 구석구석을 쓸고,그녀는 아련한 호수의 산책길을 거닐며 우아한 여인의 멋을 흠씬 즐기러...

그런데 내가 주착없이 굴질 않는 게 나 스스로 참으로 놀라웠다.

이제 거의 수도승의 경지에 다다른 듯,그렇게 귀까지 기울여주는 여인의 향기에도 코딱지 만큼도 흔들리질 않을 수 있었다니...^*^

딸들이 나를 찾아줄 때까지 얼마간의 고민에 휩싸이더라도 추잡한 인간이 되진  않으리라!

 

비에  젖어 잘 쓸리지도 않는 쓰레기들을 꾸역꾸역 쓸어 모으는데,이런!의심스러운 주사기가 두세 개나 보인다.

뭘까?이런 데서 주사를 맞진 않았을테고...

앞으론 보이는대로 모아서 경찰서에 갖다 주고 ,지문을 채취해서 마약사범일 수도 있는 자들을 벌주라고 해야할까보다.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돼 버렸을까?

마약 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이젠 주요한 마약 유통의 루트가 돼 버렸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담배도 일종의 마약과 같은 중독성 도구인지라,흡연을 하는 내가 이래도 되는진 모르겠으나 참으로 걱정스럽다.

'보아라!당신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가는 양심들이 바로 요모양이다,

안 보이는 데 숨길수록 더욱 추잡하게 망가지는 당신들의 추한 모습이니 보고 자극 받아서 앞으론 버리지 말자!'라고 외치듯 잘 보이는 곳에 모아놓고...

오가며 찜찜하던 차에 이리 후련하게 모아놓으니 기분이 좋다.

그리고 빗자루를 놓으려 내려가는데,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취사도구를 들고 가기에 취사금지구역임도 알리고 ...

어랏!그런데 아까의 그 부자가 안 보인다.

어딘가 다녀온 아들에게 나의 이야길 하면서 깨달아 긍정적인 마음으로 철수를 했길...

만일 그랬다면 부자지간에 얼마나 근사한 시간이 됐을까를 생각하며 기원을 해본다.

 

아껴두었던 우비를 꺼내 입고 털털털 드라이브와 취미생활이 돼버린 넝마주이 놀이를 하면서 돌아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매출을 올린다.^*^

다 늦은 시각에 업무를 마치고 출장을 갔다가 큰 길로 시원하게 달려서 차까지 가 점검을 마치고 돌아와 씻고 오니 어느새 자정이 넘어서 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나로 인해 즐거웠을 사람이 두어 명은 있었으리라.

휴일에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미개인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