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뒤척 이유없이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시간만 보내다가...
설핏 잠이 들었다가 깨서 서둘러 준비하고 나섰다.
장 하성 교수의 '한국 자본주의'란 ,의외로 그의 첫 번째 저서라는 책도 챙기고 필기구와 노트도 챙겨서 ,
아직 어두운 새벽길을 나서서 전철에 올랐다.
주욱 자리에 앉아서 책만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
촌놈에겐 미로처럼 얽힌 전철노선을 열심히 헤맨 끝에 의사당에 당도했고,미리 자리를 잡아 놓은 뒤 몇몇 반갑잖은 얼굴들을 본의 아니게 발견하곤 외면했는데,
장 하성 교수의 사인을 받곤 자리에 앉았더니 누가 와서 툭툭 친다.
반갑잖다.
대충 인사하고 ,바로 앞에 자리를 잡는 장 하성 교수를 보면서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데...
김 한길도 보이고 문 재인도 보이고,전 현직 국회의원들이 상당수 참여했다.
워낙 앞자리를 좋아하는지라 본의 아니게 그들과 섞여 앉게 됐는데...
와우~
각 방송사에서 취재진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서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려댄다.
여야 의원을 포함해서 사람들도 아주 많이 와서 성황을 이뤘는데...썰렁할까봐 참여를 한 내가 민망해진다.
고개를 푸욱 수그리고 앉아서 질문할 것도 적고 그랬는데...혹시 뉴스 컷에 머리 벅벅 깎은 사람이 찍혔다면 넘어가주라.
미개인이다!푸힛~
참석한 인사들을 지루하게 소개하고 ,안 철수 의원의 인삿말이 있었다.
어제의 박근헤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희망보단 불안의 그림자를 보았다는 생각을 했고,
장 하성 교수의 저서가 많을 줄 알았는데,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에 놀랐으며 아주 편하게 써줘서 읽기가 좋았다는 말과 함께
장 교수의 고민의 폭이 넓음애 감탄했다는 말을 하고 내려갔다.
문재인 의원의 축사가 이어졌고,안 철수 의원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장 하성 교수를 칭찬하는 발언을 마친 후 ,거듭되는 특혜는 불합리하다는 말로 박근헤의 신년기자회견을 평가하고,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안 의원과 활짝 웃으며 손을 마주 잡고 포토타임을 가졌다.
장 하성 교수가 등단하여 의외로 많은 의원들이 참여해줘서 놀랐다며,의원 열 명만 함께 할 수 있다면 한국 사회를 바꿀 수도 있을텐데..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제는 정치이며,고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라면서 ,의지만 있다면 정책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정치적 실천의지를 강조하고,
안 철수 ,김 한길 의원은 대표 해 봤으니 ,이젠 자기가 대표할 차례라고 살짝 웃어주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본론으로 들어가 '고장난 한국졍제 진단과 정의로운 경제 만들기'란 부제를 단 '한국 자본주의'의 내용 소개 정도가 이어졌다.
책에는 거의 없는 표식을 곁들이며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현 사회의 잘못을 지적하고 해법을 고민해 보잔 정도의 강연이 있었다.
거의 책소개 정도로 그쳤다고 할 수 있는데,며칠 간 읽어 본 바로는 통쾌하기까지 한 내용들이 그득하다.
앞의 진단 부분은 읽었기에 표와 도식을 겸한 강연을 들으니 더 이해가 잘 됐다.
많은 사람들이 사서 보고 각자 나름대로 진단을 하고 분석을 하면서 솔루션을 고민해 보고 '내일'에 건의해주길 바란다.
난 몰랐는데,장 하성 교수 그는 안 철수의 새정치 연합 당시 함께 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여전히 안 철수를 지지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거나 말거나 유신독재 정권과 박근헤 정부를 비난한다.
나비효과를 언급하면서 그것은 얼마간 우연의 뉘앙스가 강한 만치 자기는 나비 혁명이란 새로운 말을 주창하겠노라면서 ,
각 분야에서의 최선의 선택을 하자며 계층 투표를 하자고 강조했고,기억투표라고 심판성 투표를 하자고도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엔 새누리민주당만 있었던 선거였다며 혹평을 하고 ,양당구조의 오래된 정치구조의 개혁도 외쳤다.
이후 이어진 안 철수,장 하성 대담.
'한국 자본주의 '출간 후 활동이 활발해진 장 교수가 ,본 책이 솔루션 제시보단 문제제기를 하며 함께 고민을 하잔 것이라며 운을 뗐고,
혁신 기술의 장인 CES에 다녀온 소감을 말하는 안 철수는 ,혁신 기술의 장을 둘러보며,
혁신기술을 갖지 못한 우리 나라가 과연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고 왔다면서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이어 장 교수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책을 썼다는 집필동기에 대해서 사회자가 묻자,
'보수 우파엔 아예 기대조차 않는다,화가 나는 것은 진보 좌파라는 사람들이 간지럽다며 남의 다리를 긁는 식으로,
우리의 현실을 외면한 채 남의 이야기나 하고 있는 상황에 분개를 했다'고 말하고,
'국수주의라는 비난을 각오하고 한국문제에만 집중하자,객관화 되잖은 애매한 진보좌파의 태도를 지양하고 분명한 사실에 입각하자,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그림이나 표를 배제하자'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안 의원은 엔저나 달러 강세 기조가 고착화될 경우와 FTA 위기감 고조 및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이미 40년 장기 불황의 초입에 들어와 있다고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성장과 분배라는 두 바퀴의 선순환구조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 12월 이 근 교수와 가진 성장 담론에 이어 이번 세미나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힌다.
반전의 낌새조차 없는 장기불황의 필연성을 강조하는 장 교수,
장기불황에 빠지면 일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을 염려하며 전계층에서 대책을 숙의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의견을 밝힌 안 의원,
정치인들에게 당부하니,경제정책은 재벌정책이랄 정도의 재벌치중을 버리고,공정한 시장경제를 살리라고 당부하는 장 교수,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주의 위기에 대응하는 전혀 다른 방법을 예로 들며 중부담 중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안 의원.
끝으로 방청객들의 질문 중 몇 개를 채택해서 거기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한 후 화기애애한 상황에서 마무리를 하였다.
사진촬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줬지만,나는 안 철수 의원과 악수만 하고 서둘러 돌아왔다.
돌아오는 전철에서도 운이 좋게 일찍 자리를 차지하곤 내내 책에 푸욱 바묻혀서 올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다.
많이 초췌해진 듯한 안 의원이 다소 안쓰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유난히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든 것으로 보아
안 철수 현상은 진행 중임을 느낄 수 있었기에 얼마간은 안도를 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이기도...
슬쩍,뉴스에서 나의 모습을 반견하곤 씨익 웃어볼 수도 있었던 오늘은 추위로,불경기로 웅크러들기만 했던 나를 벌떡 일어서게 해준다.
안사모여!
희망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