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수요일-봄은 벌써 늙어간다
언제부터일까.
봄이 우리 곁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짧게 느껴진다.
연이어 터지는 큰 사건에 가슴 철렁 내려앉느라
올해는 봄을 누릴 여유가 더욱 없었다.
봄바람에, 봄비에,
혹은 그냥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해 내려앉은 꽃들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자신들을 한 번 더 봐 달라고 손짓한다.
낙화(落花)의 운치는 활짝 핀 꽃봉오리 이상이다.
봄비 끝,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흰 목련꽃잎들.
한때 우아한 학 같더니,
이젠 검버섯 여기저기,
시든 배추잎이 따로 없다.
한겨울 칼바람 이겨내고 눈물 속에 피운 꽃,
아쉽게도 지는 건 한순간이다.
그렇다. 의원님들
‘금배지 꽃시절’인들 얼마나 갈까?
바람 건듯 불면 우수수 지는 게 강호의 법칙.
잎보다 먼저 핀 꽃들은 하나둘 지고,
봄은 벌써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