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상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은 인간의 말에서 비롯되고 있다.
사람들 상호간의 의사전달이 주로 말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
말을 통한 의사전달은 너무나 불완전하다.
사람들은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하는 말 하나하나를
그대로 기억하여 상대방의 의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들려오는 몇 개의 주요 단어를 나름대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인식하거나 이해한다.
그런데 인간의 이해란 항상 자신의 틀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사람들이 아무리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의사전달은 언제나 잘못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글을 통한 의사전달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언행으로 나타내는 의사표현과 그들의
실제 마음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서로 속고 속이는 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자신은 다른 사람을 속이지만 속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초기의 인간들에게는 이러한 의사전달상의 문제는 없었다.
의사 전달이 말이나 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파장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언가 마음속에 있는 것은 파장 즉 에너지로 표출되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바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텔레파시라고 알려져 있는 것는데,
이 방식에 의한 의사전달은 완전하다. 이 방식에 의한 의사전달은
상대방의 의사를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속지도 또 속일 수도 없다.
당시의 모든 인간들은 텔레파시에 의하여 다른 존재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고,
의사전달을 위하여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인간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본래의 자리,
전체의 자리에서 볼 때 결코 당연한 것은 아니다.
장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