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7일-추울수록 더 필요한 이웃사랑
칼잠을 자야 하는 수인(囚人)에게
여름철 옆 사람은 증오의 대상이다.
섭씨 36.5도 열 덩어리일 뿐이다.
신영복 교수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이를
“옆 사람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이라고 표현했다.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이 나누고
베풀기에
매서운 한파가 무섭지 않은 계절.
추위도 잠시 주춤한다는 예보다.
늘 주변에 있던 것들인데
어느 날 갑자기 새롭게 보일 때가 있다.
집 앞 지하도 계단을 올라가다 문득 위를 봤더니
투명한 천장에 은행잎이 켜켜이 쌓여 있다.
수많은 노란 잎이 그려내는 불규칙한 무늬에
지난가을이 아로새겨진다.
웃음이 떠오르는 추억을 하나둘씩 꺼내 보았다.
한편으론 허투루 보냈던 시간들이 아까워서
마음이 찡하고 울리기도 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