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계절의 전령
지난해 3월 말엔
날씨가 꽤 따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올해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이 지났는데도
봄은 아직 멀리 있는 모양이다.
숨길 수 없는 건 사랑과 재채기라던가.
봄을 맞아 ‘감춤 불가’ 목록에 추가할 녀석이 생겼으니
그건 바로 겨울옷 속에 숨어 있던 군살들.
와이셔츠 단추 사이로 아우성치는 뱃살,
얇은 블라우스를 타고 본색 드러낸 허리 살.
반짝 추위가 싫지 않은 이유는
잠시나마 이를 다시 숨길 수 있을 거란 생뚱맞은 기대 때문.
비는 계절의 ‘전령’ 같다.
늦가을 내리는 비를 보면
곧 추운 겨울이 다가오겠거니 한다
하지만 이른 봄에 내리는 비는
여름으로 가는 ‘길목들’의 포근한 날씨를 예고한다.
주말 내내 봄비가 오락가락하더니,
4월을 시작하는 이번 주는 대체로 평년보다 따듯하다는 예보.
우리네 삶에도 가을비, 봄비와 같은
‘전령’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