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회복 일등공신 ‘문화’
과거 역사를 볼 때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나라 국민들은 더욱 하나가 되고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는 일들이 많았다. 올해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기업과 정부와 은행권은 손을 잡고 각자가 한발씩 양보해 경제회복이라는 성과를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먼저 은행권들은 기업의 회생을 위해 앞 다퉈 자본을 대거 방출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작년 말부터 원활한 자금융통을 촉구했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비협조적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적으로 침체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사의 이익만 생각하기보다는 나라 살리기에 앞장섰다는 호평으로 은행들의 대외 이미지가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집단상생력에 한 표를 던졌다.
자금융통에 숨이 트인 기업들은 블루오션을 찾아 전력투구했다. 이에 큰 효과를 누린 업종은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과 풍력과 태양광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 사업이었다.
문화 콘텐츠 사업은 일반 기업과 비영리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어려운 경기에 자칫하면 사치라 여겨질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점이다. 지역ㆍ단체별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적극적인 해외홍보도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외국인 방문객 수는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녹색성장 붐에 우리나라도 합류했다. 대체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올해, 한국은 큰 성과를 거둬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는 나라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정부는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이 수출시장에 원활히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업들이 해외 수입품 규제 조건을 몰라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보 제공과 검사기기 도입에 힘썼다.
2. '악플' 사라진 온라인 댓글 문화
한국은 인터넷의 빠른 보급으로 온라인 댓글 수가 세계적으로 높다. 하지만 기초 질서를 마련할 시간도 없이 자유롭게 퍼지다 보니 ‘악플’이라는 신조어가 탄생됐다. 악플은 댓글을 달 수 있는 곳에 악의를 담고 비난의 댓글을 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로 인한 심적 피해는 상당하다. 2008년 최진실 씨의 자살 사건은 그 원인이 악플로 인한 것이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한다는 발언을 한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간 표현을 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올해 초 이에 대해 정부는 법적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로 주춤했다.
이어 네티즌들은 악플로 인해 일반 온라인 사용자들이 피해를 받는다며 자기정화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유와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비난과 비판 글을 게시한 아이디는 이용자들에게 신고를 당했다. 경고 조치에도 3번 이상 같은 성향의 글을 남기면 투표에 의해 퇴출당했다.
신기한 것은 악플만 전용으로 다는 사이트도 생겨나 눈길을 끌었다. 자기정화 캠페인으로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만들어진 악플 전용 사이트에서는 ‘이 사이트의 게시물은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허위 정보임을 명시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네티즌들은 최근 몇 년 간 ‘선플달기운동’을 진행했지만 어느 해보다 더 효과적인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한 사이트 운영자는 “이렇게 운영이 된다면 머지않아 온라인에서의 예절도 확실히 잡힐 것 같다”며 “앞으로 그렇게 되도록 모두가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