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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부부 희망사항


BY 사교계여우 2020-08-04


 정부가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출산율 '0명 대' 라는 불운한 소식의 원인이 이것일까요? 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보 분석 결과, 국민들의 결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소프트에서 내놓은 '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저출생 국민 인식 분석'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6위에 랭크된 결혼의 사회문제 언급량 순위는 올해 15위로 크게 하락했다고 합니다. 반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비혼' 이라는 키워드는 2015년 이후 점점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 이용량이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현 사회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기사 제목은 '돈' 이 문제라고 강조했는데, 본문에서는 사람들의 돈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증가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의아하긴 합니다. 그러나 여성이 바라는 남성의 연소득이 2014년 4천700만원에서 올해 5천만~6천만원으로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니 그나마 결혼에 대한 관심이 있는 여성들도 상대 남성에 대한 경제적 기준 허들을 더욱 더 높게 요구하고 있다는 실상은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저출산과 비혼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긴 합니다. 다만, 한국은 그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마련에 고심을 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합계 출산률은 0.95명, 4분기에는 더 떨어지는 기존의 추세를 고려해 본다면 2018년 합계 출산율은 더욱 더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전에도 여러 번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어떠한 이유로든 서로에게 큰 이득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좀 더 살펴보면 크게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죠.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결혼 조건 미스매칭 입니다. 여성은 연봉 5~6천만원 이상의 고소득 남성을 원하지만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것의 절반도 못버는 경우가 부지기수이죠.

 남자라고 해서 성과에 관계 없이 연봉 더 주고 저절로 승진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비슷한 나이대의 남성이 무슨 수로 그런 큰 돈을 벌 수 있을까요? 희망사항은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배우자감이 없다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바로 결혼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겠죠. 애정을 바탕으로 서로의 경제적 부족함을 감싸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현실적으로 가중되는 결혼 & 집 준비 비용, 출산에 대한 부담 등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주변에 그나마 결혼한 또래 지인들 중에서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려면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를 키울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예를 들어봅시다. 아침 5시 기상 후 7~8시 직장 출근 → 밤10시 업무 종료(주 52시간 가정하에) → 11~12시 퇴근 이라는 패턴을 반복하는 남녀가 이러한 바쁜 와중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데려오거나 퇴근 후 아이를 돌봐주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몇 달은 가능하겠지만 수 년은 어려울 것입니다. 베이비 시터 고용 or 어린이집+방과후 교실 비용+부부에게 헌신하는 양가 부모의 부가적 노력 없이는 절대 불가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이런 여건을 갖춘 가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 역시 부모님의 라이프 사이클을 따라 이른 시간에 기상하고 늦은 시간에 잠들어야 하는 것이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마지못해 부부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는 원인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아마 사회적 인식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부모님 시대의 결혼관은 마치 대한민국 학생들 상당수가 수능쳐서 대학가고 스펙 쌓아 주요 기업 원서 쓰는 그런 자연스런 테크트리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정이 어렵고 조금 하기 싫다고 해서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나이들고 직장 잡히면 당연히 결혼은 해야 한다라는 것이 예전의 인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죠. 사회적 계층 이동이 어려운 현실에서 힘들게 자식 키워봐야 가난의 대물림일 것이라는 판단, 결혼에 구속되기보다는 자유롭게 취미생활로 인생을 즐기고 싶은 욕구, 사회적 성공을 가두고 싶은데 결혼이나 출산이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 등등 사람들의 다양한 자아실현 욕구가 비혼 또는 비출산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주변 어느 지인의 아내분은 현 직장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승진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출산 거부 통보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출산이 입신양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개인의 가치이기에 비난하거나 억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예전에는 단순하게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 해결이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이고 큰 이득은 취하기 어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예를들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돈을 벌어 자국으로 들고 나간다면 국부 유출이므로 국가에 큰 이득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그들이 국내에 정착해서 살아간다면 아이 키우기 힘들고 육아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견디고 출산율을 높여줄지도 의문입니다.(국민들이 경제적, 현실적 여건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기피한다면 외국인들 역시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정부에서는 고민이 깊어지는 듯 합니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유지되려면 필요 출산율은 2명 정도...과연 그런 날이 올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