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파트 단지의 구조적 문제점을 연구해 온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박인석 교수에 따르면,
빈의 아파트 단지는 ‘외부와의 연결과 소통’을 중점으로 짜여졌다.
하늘에서 보면 빈의 아파트 구조는 그물망처럼 돼 있다.
단지 안 사람이나 단지 밖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마주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파트단지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의사소통 수단이 되는 것이다.
단지 안에 있는 수영장과 공연시설 등 편의시설도 만남과 소통의 장소로 기능한다.
반면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는 빈과 반대로 된 형태다.
빈 아파트의 그물망 구조에 대비되는 나무형 구조다.
아파트 단지는 모양과 크기가 같다. 단지는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다. 그 사이를 놀이터, 주차장, 관리사무소, 상가 등이 채우는 구조다. 단절과 배제가 용이하다.
그는 과거 “현대도시인들의 생활이 그물망처럼 서로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는데도 도시계획가나 건축가들이 생활공간을 나무구조로 위계화하고 단일목적 동선공간들로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는 나무형 구조의 아파트를 “날카로운 면도날이 가득한 그릇”으로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