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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 부여여행기(1/2)


BY 초록별 2002-01-24

<프롤로그>

사라진 전설을 찾아서...

부여를 스쳐갈 때마다 패망한 왕국 백제의 서글픔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삼국중에서 가장 화려한 문화를 이루었지만 패자였기에 백제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흙속에 파묻혀 있었던 유물과 유적들이 하나둘 출토되면서 사라진 이야기를 다시 꾸며주고 있습니다. 박물관에는 다시 찾아가는 백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1. 국립부여박물관을 찾아서...

백제의 고도 부여여행기(1/2) 가까운 곳이고 아이들의 교육적 체험을 위해서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부여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 부여 여행의 주목적은 국립부여박물관 입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을 키우는데 박물관 여행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유적과 유물을 보면서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 어른들이나 아이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그동안 미뤄두었고, 역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작은 관심이라도 보일 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현석이는 요즘 왕건 등 사극에 흥미를 느끼고 있고, 다솜이도 그리스신화를 즐겨보는 등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듯하여 박물관 여행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번 겨울 방학동안 부여와 공주의 유물과 유적을 돌아 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여행으로 부여국립박물관을 주 여행지로 그리고, 시간 형편을 보아가며 몇 개소의 유적을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부여국립박물관 도착한 것은 오후 1시쯤이었습니다. 국립박물관에 도착할 때 기분이 좋은 것은 주차료를 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관람료가 저렴한 것도 기분이 좋은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18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 그리고 65세 이상의 경로우대는 무료 입장이며 돈을 내고 입장해야하는 다른 사람들도 입장료는 400원입니다. 국립공원지역의 주차료 4,000원, 입장료와 문화재 관람료등 2천 몇백원의 입장료를 생각한다면 정말 저렴한 요금인 셈이지요. 박물관입구에서는 오디오 안내 기기를 2,000원의 요금으로 대여해 주고 있었습니다.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 안내 기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테지만 우리가족처럼 아이들과 처음으로 가는 박물관 여행이라면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아이들의 흥미를 살피면서 아빠, 엄마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재를 관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디오 기기의 이용은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선사시대의 마을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 모형 마을에는 고인돌의 모습과 움집의 모습들, 그리고 농사를 짓는 모습과 사냥하는 모습들이 사실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지난번 고창여행에서 보았던 고인돌 유적지나 대전 둔산지역의 선사 유적지에서 보았던 모습들이어서 현석이, 다솜이가 친근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기와가 전시된 곳에서는 지난번 충남대학교 박물관에서 탁본 실습하였던 문양을 발견한 현석이는 "저기 내가 찍어봤던 모양이 있어"라며 즐거워하였고, 아이들의 손가락 마디처럼 작은 탑을 발견한 다솜이는 "저 탑은 소꼽장난하면 좋겠다"며 재미있어 했습니다. 유물들중에서 남자용 소변기인 호자와 여자용 변기를 발견하고는 "아주 이상하게 생겼네" 라며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능산리에서 출토된 금동대향로를 보고는 정말 잘 만들었다며 감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박물관 유물중에는 국보와 보물도 많이 있었습니다. 역사적 가치에 따라 그 중요도를 정하고 구분해 둔 국보와 보물이지만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박물관을 돌아보며 아이들에게 국보와 보물을 강조하여 보도록 하거나 그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학문적으로만 접근한다면 박물관 여행은 따분한 여행이 되기 쉬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유물중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어떻게 쓰였을까 추측도 해보며 문화재에 대한 흥미를 찾는 것이 우선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