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하룻밤에 산이 생기고, 하룻밤에 산이 사라지고... 자연의 힘은 언제나 놀랍습니다. 한방울의 물이 커다란 바위를 뚫기도 하고, 작은 풀뿌리가 바위에 틈을 내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 찾아간 신두리 사구는 바람이 거센 봄 날이면 하룻밤에 산이 생기기도 하고, 하룻밤에 그 산이 다시 평지가 된다는 곳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현석이와 다솜이가 자연의 그 힘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1. 꽃지에서 맞은 새해 첫날... 눈이 부셔 살짝 눈을 떴습니다. 동쪽 산으로 막 새해 첫 해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모두 일어나. 새해 첫 일출을 보자구..." 거실에서 함께 잠을 자던 보름달 가족 아빠를 깨우고 두방에 나누어 잠을 자던 다른 가족들도 깨웠습니다. 눈이 잔뜩 올 것이라던 예보가 완벽하게 빗나간 순간이었고, 새롭게 떠오르는 일출과 함께 새해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여행을 떠나면서 충남 서해안 지방의 폭설 예보를 들으면 꽤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눈이 오면 천천히 다녀오겠다는 생각으로 계획해둔 여행을 실행 했었습니다. 새해 여행으로 안면도 꽃지를 찾은 것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98년 새해여행으로 꽃지를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가족은 1박2일의 여행이었고, 새해 첫날 보름달 가족과 충남 홍성의 작은 포구인 남당리에서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 했었던적이 있었습니다. 일출과 함께 눈을 뜬 우리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꽃지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아이들은 해변에서 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였지만 바람이 너무 세고, 추워서 오래 있을 수 없었습니다. 현석이와 다솜이는 해변에서 빌려주는 4바퀴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고 졸랐지만 위험하기도 하고, 춥기도 하여 허락할 수 없었습니다. 11시를 지나고 숙소에서 퇴실 수속을 마친 뒤 보름달가족과는 헤어졌습니다. 수원까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하는 보름달 가족은 도로가 막힐지 모른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족은 태안읍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백화산으로 올랐습니다. 백화산은 태안읍 뒤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284m 의 그리 높지 않은 산입니다. 날이 좋다면 도보로 산에 오르고 싶었지만 바람이 차서 아이들에게 좀 어려울 것 같았고, 신두리 사구까지 돌아보고 가려면 넉넉한 시간도 아니어서 승용차로 태을암까지 이동한후, 그곳에서 백화산 정상까지 다녀왔습니다. 태을암에서 백화산 정상까지는 도보로 5분이면 오를 가까운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서해의 해안선을 둘러 볼 수 있어 있어 좋습니다. 특히 해질무렵에는 아름다운 서해의 일몰을 감상하기 아주 좋은곳이랍니다. 태안쪽에 가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려보면 좋을 것입니다. 백화산 정상에서 내려와 태을암에 들렀습니다. 태을암에는 보물432호로 지정되어 있는 태안마애삼존불이 있는 곳입니다. 서산 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보다 앞서 제작된 이곳의 삼존불은 가운데에 보살입상을 세우고 좌우로 커다란 불상을 조각한 독특한 형식인데, 이런 형식은 현재까지 발견된 세계 유일의 예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