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471

베를린 박물관 탐방 - 1) 유대인 박물관(Juedisches museum)


BY kyou723 2008-03-17

 

 ** 유대인 박물관 입구

아이들에게 사는 곳의 과거상을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박물관을 드나드는 것이다. 박물관은 당시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실제적인 물건들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유대인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하루에도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박물관. 교육적 가치로서도 손색이 없다.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 박물관은 2000년에 베를린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유대인 대학살을 반성하며 만들었다.

 

 ** 관광상품 샵에 있는 아이들 문구용품. 아이들의 최대관심사

 ** 유대인들의 전형적 얼굴, 엽서랍니다

 ** 박물관 내부의 1층

 ** 이렇게 열심히 모니터를 들여다보다니~~

 

 ** 대학살 다큐멘터리에 빠져있는 아이들

 ** 악기... 다윗이 연주했던 악기 아니남?

 ** 아름다운 집~~

이들은 나치체제의 잔학상을 그대로 후세에게 가르치면서 그 시대의 유물을 그대로 보게 한다. 결국 스스로 과거의 십자가를 지며, 현재를 자성하는 데 이 박물관을 활용하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문화 속에서 히틀러의 나치체제와 홀로코스트를 뼈저리게 반성하는 것 같다. 학교교육은 물론 실제에서도 그들의 자성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는 듯하다.
한 예로 새롭게 문제가 되고 있는 신나치청년들에 대해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자신들의 숨기고 싶은 역사를 철저하게 양성화시키며 되새기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가 배웠음 한다. 꼭 꼬집어서 말하라면 똑같은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이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곳 유대인 박물관의 건축물은 유수의 건축가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특색있는 건축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뾰족한 양철모양같은 외곽은 많은 건축사진가들의 셔터를 누르게 하는 묘미를 지닌다. 사실 건축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별 느낌 없었지만 말이다. 또한 들어가는 입구는 공항장 입구를 방불케 한다. 소지품을 내려놓고, 센서가 있는 몸의 검색대를 지난다. 아마도 이러한 삼엄한 경계는 테러위협은 물론, 현재까지 일어나는 이스라엘 분쟁과도 인연이 깊으리라. 게다가 박물관 외곽도 상시 경찰관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두 딸과 함께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내부의 모습이 마치 나치에게 학살당한 유대인들의 어두웠던 당시의 현실을 느끼게 한다.

** 이스라엘 공주?

다소 우리 아이들에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되었는데, 노파심이었다.
아이들은 이것저것 전시품에 관심이 많다. 특히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된 온라인관람도 좋았고, 당시의 현실을 재현하는 듯한 다큐멘터리 화면도 관심집중이다.
또한 전시실 중에 'memory void'라는 곳은 바닥에 사람얼굴 모양의 철조각들을 깔아놓았는데,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난다. 당시 유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해 만들었다는데 마치 유대인들의 비명소리처럼 들려 섬찟했다. 갑자기 갑갑한 다락방에서 두려움에 떨며 일기를 썼던 어린 소녀 ‘안네’가 떠올려진다

**  유대인 학살의 주인공들.. 'memory void'

그때의 대학살에 대해 큰 아이에게 설명해주니 놀라는 눈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단 말이에요? 정말 독일인들 나쁘다.”
“그래도 지금 반성하고 있잖아. 많이 후회하면서 말이야.”
박물관을 한 바퀴 둘러보니 벌써 저녁이 되는 것 같다. 1층에 관광상품숍도 있고, 간간히 지치지 않도록 목을 축일 수 있는 작은 커피숍도 있다.
후세는 이렇듯 즐기면서 당시의 상황을 목도하지만, 대학살의 주인공이었던 유대인들의 공포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역사는 점점 ‘망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용서와 회개를 거듭한다. ‘칼은 칼로 망한다’는 성경적 진리를 인지하는 독일. 기독교 국가의 명성을 지키며 철저한 자기회개를 위해 무릎을 꿇는 그들. 칼로 쳤던 그 칼이 다시 돌아오는 역사를 피하기 위해 그들은 더욱 낮아짐을 택한다. 그래서 그들의 오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 그것도 시내중심에 근접한 도심권에 그들 민족의 수치를 담는 웅장한 박물관을 만든다는 것. 대단한 용기이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철저한 낮아짐이다. 현대의 독일민족에게 배울 점이다.



박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