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하버 크루즈에서 찍은 오페라하우스) (↑선상에서 찍은 하버브릿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하버 브릿지,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그리고,백호주의,또 에버리진이 있던가? 이 단편적인 몇 단어들이 오스트레일리아,호주란 나라에 대한 나의 지식의 전부였다.내가 속한 공간이 아닌 다른 세계로의 발디딤은 언제나처럼 설레이고 어렴풋한 두려움조차 동반되기도 하였으나 5박 6일이란 짧은 시간 은 시드니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78배나 된다는 큰 나라를, 일부분이긴 하지만 내 발로 걷고 오르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 소중한 시간들이었다.무엇보다 20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부유한 자원과 환경의 나라 호주가 그저 평화롭고 편안한 휴식처로만 각인될 수 있었을텐데 이민온지가 21년째라는 훌륭한 교민 청년을 가이드로 만나 호주 성립의 배경과 그 당시의 유럽정세,나아가 한국의 역사와 현재의 교민사회, 호주에서의 한국의 위상등,200년이상의 역사를 씨줄,날줄로 오가며 호주에서 바라본 시각으로 내실있는 역사공부를 할 수 있었 던 점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었다. 유창한 한국말로 어찌나 깊이있게 동서양 역사를 망라하고 있든지 내내 감탄스러웠고 다시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시드니 일정을 하나 둘 떠올려본다. 시드니를 향한 아이들의 부푼꿈은 단연코 캥거루와 코알라에 대한 열망! 그 희귀한 동물들을 직접 만나리란 기대에 부응하여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 호주야생동물 공원이다. 캥거루들은 공원 여기저기 관람객들과 함께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방목(?)상태다.아이스크림 과자 컵에 먹이를 담아 오스트레일리아 달러(A$)로 1달러에 파는데 안전을 고려해서일까 덩치가 작은 녀석들만 있다.1M70~80CM에 달하는 큰 캥거루들은 사막지역쪽에 많다고 하는데 초창기에는 캥거루에 권투장갑까지 끼워서 마치 소싸움시키듯 권투를 시키던 시절도 있었다 한다. 그리고 마치 봉제 인형처럼 나뭇가지 사이에 콕 박혀 거의 졸고 있는 코알라들. 귀여움의 극치인데,세상에! ..... 쟤들이 다 알콜에 만취한 상태란다.호주 어딜가나 우리나라 상수리나무 흔하듯 유칼립투스 나무가 흔하디 흔한데 그 잎에는 알콜성분이 있어 이를 먹고사는 코알라들은 하루 20시간 이상 잠을 자게 된단다.그리고 유칼립투스 잎이 영양가가 떨어져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단다.호주 원주민어로 코알라란 "물을 먹지 않는다"란 뜻이라는데 거의가 알콜,수분으로 이루어진 유칼립투스 잎으로 모든걸 해결하니 원주민 눈에는 그리 보일 밖에...코알라. 이름의 유래가 참 재미있다.캥거루는 또 어떤가? 영국인들이 생전 첨보는 동물이라 이름을 물으니 원주민들도 모른다고 대답했는데(원주민말로 모른다가 캥거루란다)그 동물이 캥거루인줄 알고 ...그래서 오늘날 캥거루는 모른다 동물이 된것이다.ㅎㅎ 어쨌거나 졸립고 기운부치고 잠을 많이 잘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코알라가 살며시 애처러운 맘도 들었다. 국립공원 블루마운틴~~!! 자메이카의 커피 블루마운틴과는 전혀 무관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블루마운틴 산악지대를 일컫는다.푸른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블루마운틴을 아득히 굽어보니 산이 곧 바다요 바다가 곧 산인듯하다.원래 바다가 그리 되었다 하니...! 블루마운틴이란 멋진 이름의 유래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분출되는 기름성분의 알갱이들이 햇빛에 굴절되어 나타나는 현상때문이라는데.세자매 봉우리,에코포인트,궤도 열차,케이블카 탑승,카툼바 계곡 산책및 탄광의 역사공부....다양한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에코포인트에서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의 능선이 물결처럼 굽이쳐 흐르는 것을 바라보노라니 가슴이 툭 트이고 조각같은 시름이라도 저 숲속의 심연에 훨훨 벗어던져 놓으면 될성싶다. 카툼바~~!! "물이 떨어지는 곳"이란 뜻의 원주민어란다.대단한 위용은 아니지만 케이블카타고 내려오며 카툼바 폭포 두 줄기도 보았고 산림욕하며 산책로 따라 걷기도 하였는데 250년 이상 자란 고사리가 아예 야자나무같이 울울창창하다.아이들 말마따나 고사리의 궁극체라 해야할까? 그리고,카툼바 석탄광산의 역사를 체험할 좋은 기회,52도 각도의 궤도열차를 타고 짧은 아찔함을 즐기는 것도 백미다.너무 마음을 다잡아서인지 52도 각도가 주는 부담감이 오히려 싱거웠다.^^* 세상에서 가장 진화하지 않은 태고적 모습으로 평화롭고 온순하게 살던 호주의 원주민 에버리진! 그들을 유린하고 살육하며 비옥한 영토에서 쫓아내고 현재까지도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 호주의 실상을 바라보며 국가 복지체제의 가공할 만한 선진성이 오히려 낯뜨겁기만 하다. '아가야! 너희들 어깨가 이렇게 무겁구나!너희들이 경쟁하며 살아나갈 넓은 세상들...보고 느끼려무나.그리고 굳건히 서서 달려나가주렴!' 보타닉 가든을 마구 뛰어다니며 평화롭기 그지없는 시드니 항을 바라보고 오페라 하우스에 대해 만화영화 블루소닉의 소닉머리같다며 깔깔대는 녀석들에게로 뜨거운 희망 힘껏 품으며 애써 어두운 역사의 잔영을 떨쳐버리고 있었다.
(↑궤도열차를 기다리며) (↑아찔한 각도에 놀라 최대한 부여잡는데...)
1878년부터 이 곳에서 석탄 채굴이 시작되었는데 원래 호주의 역사가 영국으로부터의 죄수들을 처리하기위한 유배지 아니었던가? 죄수를 시켜 각종 지하자원캐기에 열을 올린 당시 영국 관료 시드니경의 악랄한 법령이 어지간히도 죄수들의 삶을 유린하였던 모양이다.그래서 이를 갈며 시드니경를 원망하다 자연스레 시드니란 지명으로 굳혀졌다는데,정설인지 야사인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겠지만....얼마전 읽은 엘리자베스관련 서적과 튜더스 미드에 이른 막연한 관심이 ,영국이 세계정복을 이루어나가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숱하게 저지른 만행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역사적 사실들과 대면함으로써 잠자고 있던 내 역사 의식에 땡그렁 종이 울렸다.
의사,약사,변호사등 소위 우리 나라에서 대접받는다하는 직업군들이 호주사회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 묶여 그야말로 나라에서 월급받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고 하니 어느별 이야기인가 싶고.병이 생겨 병원으로 달려가는게 아니라 가정 주치의로 의사들이 배정되어 일정기간마다 가가호호 방문하여 예방차원의 진단을 한다니..참,有口無言,딱 그 심정이었다.호주를 둘러보는 내내 그 흔해빠진 약국 하나 없는 모습을 보며,의료,약물 오남용이 비일비재한 우리나라,상가 건물 어디서나 슈퍼보듯 흔해빠진 약국과 무슨무슨 의원이 오우버랩되어 가슴 답답해진다. 평생 혈압약을 먹으라고 처방하는 나라는 아마 한국뿐인듯 하다며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때 얼마나 허탈한 심정이든지....
어쨌거나 최첨단의 복지시설을 가진 호주가 참 부럽기는 하다.그러나 그 모든 복지시설들이 애꿎은 원주민을 쓸어내고 그 피위에 지어진 반석이니,인간의 역사가 약육강식이다란 전제를 우선하더라도 소위 힘있고 선진화된 저들만의 리그가 마음 편하지만 않다.하릴없이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울컥 뜨거워진다.
(↑보타닉 가든의 유칼립투스를 뒤로하고)
김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