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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시어머니, 못된 시누이


BY 하얀 손수건 2000-08-24

시댁에서 함께 산지 일년이 조금 안되었지만 날이 갈수록 쌓이는건 스트레스 뿐이다.
우리 시어머니는 너무 착한 나머지 며느리들에게 잔소리 한번 안하신다.내가 빨래를 세탁기에 넣어두기만 하면 어느새 달려가 그걸 빨고있고,남편이 운동화를 빨아달라길래 세제를 풀어 담가두면 어느새 달려가 빨아 햇빛에 널어놓고 계신다.
어떤 사람은"흥 넌 좋겠다" 하지만 난 미칠것 같다. 좋게 생각하면 내 할일 해줘서 편하게 생각될지 몰라도 그건 그렇지않다.

내가 임신중이라 배가 틀까봐 매일 샤워를 하고 난뒤 오일을 바르고 나오면 금새 들어가 다시한번 욕실 청소하고,남편인 당신 아들에게 빨래에서 기름이 묻어나온다고.... 그러면 또 못모르는 남편은 내게로 쪼르르 달려와 "너 오일바르고 그수건 어디다둬? 엄마가 빨래에서 기름 묻어나온대. 니가 그런거 아냐?"

어머니는 내게 조심스러워 그런말 한마디도 못하는지 몰라도 난 "얘야,이상하게 빨래에서 기름이 나온다."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오일바르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한번 비누칠해서 담가놨었는데, 그뒤론 아예 샤워하고 화장실바닥까지 박!박!닦고나온다.

우리 시누는 내가 결혼하기전에 두세먼 봤을까?
결혼하니 "올케!"가 아닌 내이름을 마구 불러댄다. "00야!
~~~니?"

못배운 사람도 아니고 도대체 뭘 모르나보다
얼마전 내방에 있는 물건을 남편이 내 허락도 없이 시누 아들에게 주어서 심히게 다툰적이 있다. 나도 조금 아이같은 면이 있어서,더군다나 지금 임신9개월이라 많이 예민하고 짜증도 많이 나있는 나를 화나기 한것이다.
하여간 우리 싸운 얘길 듣고난 시어머니는 시누네 놀러갔다가 그런 얘기를 다했는지, 며칠전 집에온 시누는 아예 아는체도 안하고 고개 ??쩜?들고 한번 째려보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집에 갈때도 애기 앉고 휙!나가버리길래 "형님!안녕히 기세요!"
라고 큰소리로 외쳤더니 마지못해 대답하고 가버렸다.

나두 나를 올케라고 부르지 않는 시누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지않다.우리가 설령 결혼하기전에 친하게 지냈던 사이라면 몰라두.....

임신중 스트레스는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데......

어쨌든 친정엄마 속상해할까봐 아무에게도 말못했던 얘기를 글로나마 꺼내놔서 휴.....속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