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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저생각으로 참을 수가 없어요.


BY 머리복잡한 여자 2000-08-28

제글을 읽어 주셔서 먼저 감사해요.긴 이야기가 될 듯한데 끝까지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날 며칠을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팠어요.
먼저 전 남편과의 별거를 생각하고 있어요.
결혼한지 4년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대학생, 전 야간대를 다니며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하게 된 계기도 청혼을 받아서 한 경우도 아닙니다..
물론 서로 사랑했지만..제일 큰 이유가 임신때문이었습니다.
결국은 결혼 몇주전에 낙태수술을 했습니다..지금도 텔레비젼에서 낙태수술이야기가 나오면..지금의 제 아이들을 보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저희 부모님께 시부모님께 결혼전 임신을 밝힐 자신이 없었고, 직장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직장도 없는 그이를 믿고 덜렁 낳을 자신도 없었구요.
다행히 시아버지께서 절 무척이나 맘에 들어 하셔서 혼수나 예물도 능력이 되는 만큼만 준비해 빠른 시일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이와 헤어지려는 절 붙잡아 두려는 그의 생각으로...
그만큼 절 사랑하는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이는 잘생긴데다, 성격이 시원시원합니다.
물론 저도 그 모습에 반한거죠.하진만..그게 다였습니다.
전 그이가 생활력이 뛰어날 거라 생각했어요. 성격이 활달하니까..
하지만..결혼 3년이 넘어가도록 제대로 된 직장하나 구하지 못했어요. 최근에 받아온 월급으론 밀린 빚이나.카드값 갚기 바빴고 직장없는 상태에서 생긴 아이의 우유값,기저귀값 대기 바빴죠..
직장이 없는 동안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했는지 아세요?
약간의 돈을 시어른이 대주셨지만..그돈은 그이 용돈하기 빠듯했어요. 제가 결혼하고 1년까지 다닌 직장생활에서 얻은 적금.퇴직금, 연금반환금..결국은 혼수폐물까지 팔아버렸죠...친정에서 돈 빌리고..
그이는 생활력이라곤 전혀 없었어요.
돈이 모자라도..부모님께 (부모님이 경제력이 많아요) 돈 좀 보태주세요라고 할줄 몰랐고..그렇다고 아르바이트 할 줄도 몰랐고 졸업후 직장도 능력이 안되 제대로 구하지도 못하고..결국은 가족들이 나서 구해준 직장 ..제대로 붙잡지 못해 5개월만에 쫓겨났어요. 다시 가족들이 새 직장 구해주니..직장 동료들과 죽이 잘 맞는지..사흘이 멀다하고 술자리가 벌어지네요.
그전까진 돈 벌 능력이 안되니..가족한테라도 신경을 써 준 편이었는데..조금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니..두가지엔 신경을 쓸 수가 없는지..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조차 없어요.
그럼 돈이라도 제대로 벌어오든지....쥐꼬리 만큼 받아와서...
날더러 어떻하냐고 자꾸 그럽니다. 월금 25%~30%는 자기 술값이면서...날더러 얼마를 벌어다 줘야...빚안지고 사냐고 묻습니다.
정말 돈 좀 구해오라고 소리지르고 싶지만..애들보며, 그사람 자존심 지켜 줘야지 싶어 참아온 날들에 가슴이 타 들어 갑니다.
결혼 전 내 모습은 어디로 간 걸까요?
하긴 결혼전 연애시절에도 그이 용돈은 제가 대줬죠. 직장생활하는 저 덕분에...
제 성격도 시어른들께 어렵다고..부탁합니다..라고 말할 성격도 못되고....미치겠습니다.
능력없어도 가정적인 면이 있어 참아왔는데..이제 그 모습마저 사라지고 없습니다.
더 이상 한 집에서 같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집은 잠자는 곳 밖에 안되고..가족간에 대화도 없고..
전 하루 왠종일 아이들에게 묶여서..내 일은 물론,,바깥 나들이 조차 할 수가 없으니...밖에 나가면 뭐합니까? 돈한푼 없는데...
지금 심정으론 그이혼자 여기 두고 애들데리고 친정이나 시댁으로 들어가 살까 생각중입니다. 거기서 내 일도 배우고..가끔와서 세탁이나 해주고 청소나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이랑 좀 떨어져 있고 싶어요. 사랑하는 맘이 없는건 아니지만..가족이라기엔 지금은 그이랑 나와 아이들이 넘 멀리 있어요.
그이가 그것을 느끼기 바라면...당분간 별거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에 무심한 그이만을 쳐다 보고 살수가 없어요.
지금 제 모습은 너무 한심해 보여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사시는 분들 많겠죠? 제가 복에 겨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남들이 보면..웃기고 있네.라고 하는 건 아닐까요?
지금 전 너무 힘들고..마음도 무척이나 괴롭지만..몸도 무척이나 망가져서..병원치료를 해야할 정도 입니다. 그렇지만..제가 아프다면..엄살로만 여기는 남편이 있을 뿐이죠...
긴 이야기 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이야기 하고 나면 조금은 후련해요. 누군가 나의 힘듬을 함께 해준다는 느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