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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빽이 좋아야 하나


BY 네째 2000-09-07

안녕하세요 저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결혼 5년차 주부입니다. 외아들한테 시집와 임신이 안 되는 이유로 아까운 직장까지 과감히 그만 두고 아이 갖기에만 최선을 다한 끝에 3년만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1년반이 지나고, 아이를 낳고 난 이후로 미루었던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저는 여러모로 알아 보았습니다. 새로 설립되는 시립소속 도서관에 전공을 살려 일하기 위해(전직이 도서관 사서였음) 시청의 여러 부서에 알아 본 결과(편지,전화 등등)공공근로를 하면 아무래도 플러스가 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총무과 시정계 직원의 얘기에 어린 아기를 맡기고 시립 도서관에서 공공근로로 일했습니다.(그때 남편은 회사사정으로 실직 중이었기에 제가 공공근로가 가능했음)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도서관 개관 준비라 너무 일이 많았고 과로로 편도선이 부어 열도 나고 병원도 다녔지만 아뭏튼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거기 관장님 및 직원들도 저의 취지에 힘을 주셨고요. 정식 공무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일용직이라도 자리가 생기면 시작하려고요. 전에 경력도 있고 해서 직원들도 그렇게 되는 데는 문제 없으리라는 분위기 였구요. 그런데 **시에 시장님의 빽으로 대학교 갓 졸업한 아가씨가 차고 근무하게 되었으니 ...고생하며 일한 보람도 없이...
제가 속상한 것은,고생하며 일한 것도 아니요 다른 취직을 못하게 된 것도 아니라 누구의 빽으로 직원을 뽑는다는 사실때문입니다. 아직도 음성적인 방법 즉 누구의 빽이 단연 1순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더욱 저를 슬프게 한 것입니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승진해서 괜찮은 직위까지 올라와 있을텐데
왜 그 일용직 자리 하나까지고 이러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천사 우리 아기를 만났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그것도 공직사회에 일명 '빽'이 일용직 채용의 관건이니 슬픈 현실입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 주셔서 고맙구요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