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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사랑하는 남편때문에.......


BY 항아리 2000-09-07

전 결혼한지 몇년 안된 종가집 맏며느리랍니다. 연애할땐 남편을 넘 사랑해서 종손집 맏아들이란 걸 알면서도 남들도 하는 맏며느리 노릇 나라고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제가 맏며느리 노릇을 넘 쉽게 생각했던거지요. 많은 제사 일을 비롯해서 궂은 일은 다해도 당연히 해야하는 며느리입장이라서 좋은 소리 못듣고, 주위친척들은 보태주는 거 없이 종손집 맏며느리라고 부담만 팍팍주고, 시어머님은 자기 자식들만 귀한줄 아시고, 자기 잘난맛에 사는 시누이들은 남들이 보기에도 확실하게 시댁과 친정을 차별해서 시댁에 더 찾아가고, 신경쓰는 데도 출가한 여자가 뭐 이렇구 저렇구 운운하면서 친정에 제가 신경쓰는 걸 달갑게 생각지 않는답니다. 제가 뭐 고아인가요? 나도 엄연히 부모님이 있는데 누구는 부모고, 누구는 남인가요? 결혼후엔 친정부모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답니다. 넘 못해드려서요.
며칠 후엔 명절연휴가 시작되는 군요. 후~~~
세상의 모든 남자들과 시집 안 간 시누이들은 어서 명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네요. 저는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우울해 진답니다. 그러나 아직은 남편이 저에게 무척 잘해주고,힘든걸 다 알아주기때문에....... 그것때문에 버티고 있답니다.
그리고....제가 무지 남편을 사랑하기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