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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한숨만 나네요.


BY 하늘 2000-09-08

아래 사노라면님의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라는 글을 읽으니 정말 한숨만 나네요.

저는 이제 결혼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주부입니다.
물론 아기도 아직 없구요.
벌써 2달이 지났네요. 병원에서 암선고를 받은지가.

처음에는 너무 믿어지지 않았고,
나와 함께 5년을 산 것도 10년을 산 것도 아닌 남편에게 지워진 짐을 생각하니 너무 기가 막혔지요.
이런줄 알았으면 결혼같은 것 하지도 않았을 텐데...

저는 친정이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어서 남편 혼자 경제적인 문제까지 감당하지는 않아도 되니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이해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시부모님께는 정말 죄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결혼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남편이 저를 만나기 전에,
저를 알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저로 인해 마음아파해야 하는게 저로서는 더욱 감당하기 힘듭니다.

의사는 빨리 입원해서 수술날짜 잡자더니...
그 뒤로 전공의 파업이다 뭐다 벌써 두 달이 흘렀습니다.
의사얼굴 보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몇주일에 한번씩 외래에서 진료를 받지만 진료시간은 2,3분이 채 안 걸리네요.
입원도 수술도 기약이 없고....
이러다 시기를 놓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만...

친정 어머니는 하루에 두 번씩 꼬박꼬박 전화하십니다.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할까말까 할 정도였는데...
어머니 눈에 눈물 흐르게 하고, 주변 사람들 마음 아프게 하고,
이 죄를 다 어떻게 받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