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50

인간은 인간의 소유가 결코 될수없다--며느리 사표


BY 인본주의 2000-09-08

속상하다님의 글을 읽으니 가슴이 뻥-- 뚫려버리는군요. 다시 막히겠지만..
저도 결혼한지 1년도 채 안되었지만, 결혼전부터 자신의 밥인양 멋대로 하시는 시모때문에 얼마전까진 병원치료까지 받았어요. 이대로가다간 언젠간 정신병원엘 가게되겠구나 싶었어요. 이건 아닙니다. 결혼이 이런건가요?
난 결혼을 한것이지, 누구의 무엇, 어떤집의 노예로 들어간것 결코 아니라구요.
전,아들 둘의 둘째며느리지요. 형은 언제 결혼할런지 아니 결혼이나 할런지모릅니다. 어릴적부터 제 남편이 맏이처럼 굴었더군요. 그래서,시모는 집드리때 떡 하니 무게잡고 목소리에 힘주면서(정말 유치하고 촌스러워서..) 넌,이제 형이 결혼할때까진 이집안의 맏며느리역할 다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정작, 당신은 내게 결혼때 아무것도 해준게 없으면서,.(거짓말같지요? 정말 있습니다. 몰상식하고 비 상식적인 어른들)
그러면서 저에겐 끊임없이 바랍니다.
얼마전에 남편과 무지하게 다투었죠. 아니,신혼초부터 거의 매일..(거의 시어머니때문에)
어느날 저에게 옛 며느리에게나 했을 일을 지시 하더군요. 그즈음, 사촌언니에게서 새로운 일을 알게되었습니다.
저 결혼당일 이바지도 못받아서 울엄마,많은(3-40명의 손님들)사람들앞에서 무지하게 민망해하시고,자존심상해 하셨다는 일을 알게되었죠.
그래도 저의 엄마는 신혼여행다녀와서 시댁에갈때 이바지음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저의 엄마는 너무도 경우가 바르신분이거든요. 전, 사촌언니의 말을 듣고 너무도 너무도 분개했습니다.
그러고도,내겐 끝도 없이 바라기만하는가? 훗- 웃기지도않아
그날 남편에게 드디어 폭발했지요.
당신어머닌 결혼때 울엄마한테 예단이고 돈이고 뭐고 다 받고 기가막혀, 결혼식때 이바지도 안보냈냐구.. 저, 이 일로 결정적으로 제 멋대로 살기로했습니다. 저에게 못한건 참을수 있지요. 내 부모님에대한 예의도 없은 몰상식하고 무식한 사람에게 미쳤다고 헌신적으로 며느리노릇하나요? 그러기엔 지금은 시대가 늦었습니다. 저는 신세대입니다. 용납할수없어요
정말 해야겠다 싶은것만 할것이며, 내 꼴리는데로(말이 과격한가요? 정말 겪어보지않은분은 제게 욕할 자격없습니다)살꺼에요,
이러다가 형님이 들어온들, 제가 둘째며느리일수 있을까요?
우습게도 저와같은 상황에선, 둘째며느리가 맏이역할은 계속 다하고, 시어머니는 형님에게 베풀고 둘째며느리에게만 계속 바라고... 많이 보아왔습니다.이런게 결혼 인가요?
좀전의 다른 글을 읽어보니, 시어머님 좋은분이라 행복하다는 글도 있더군요. 저도 , 그런분 만나면 그분께서 바라시기전에 진심으로 잘 해드리고 싶을겁니다.
어른이 어른답게 나이값을할때, 며느리는 존경심을 갖고 따를게되는겁니다..
저도 곧 아이를 갖게 되겠지만요, 예전부터 생각해온게있어요.
인간은 누구도 누구의 무엇이 될순없는거라고요. 그것이 설령 부모와 자식관계라 할지라도 결코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자식은 부모의 책임과 의무일 뿐입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나의 분신을 제대로 잘 키우는것. 그것보다도 중요한것이 또 있을까요?
혹, 이글을 보시고 계시는 어르신들.. 며느리를 소유인으로 보시지 마십시요. 한 인간으로서 인격을 인정해주실때 반드시 당신의 며느리님들은 존경심을 가지고 고마워서 진심으로 더욱 잘해드리고 싶을겁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모든분들 부----디, 스트레스 받지않고 즐--거운 추석이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