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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BY 키티 2000-09-14

제 글에 답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여전히 개혁은 일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게 적응이라는 건지...
입안에 가시가 돋고 헐고 감기몸살이 나서 돌아왔습니다. "너그는 가까우니까, 내일도 노는데 내일 가면 안되겠냐?"는 그 말에는 용기를 내어 "저도 오늘 가고 싶어요. 내일 가면 다 올라가고 아무도 없어요"라고 하고 말했습니다. 역시 요즘 젊은 애들은 지할말 다한다고 저를 건방지게 생각하셨을 거에요. 그래도 삼형제 중 저희 가족이 제일 늦게까지 있다가 왔어요. 사실 갑자기 다 가버리면 허전하실거에요. 그 심정 모르는 건 아니지만 너무 피곤해서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거든요.
집에 오는 차속에서 남편이 수고했다고 맛있는 걸 사주겠다 했지만 잠이 쏟아지더군요. 차에서부터 졸다가 집에 와서는 그냥 뻗어버렸어요. 친정에도 안가고요. 자고 일어나보니 남편이 애들 밥먹이고 뒤치닥거릴 대충 했더라고요.
오늘 저녁엔 남편이 친정엄마까지 모시고 저녁외식을 했답니다.이렇게 명절이 힘들어도 그래도 남편이 예쁘니까(?) 참고 지낼만 하네요.
불편한 시집, 힘든 시집이지만 시부모님들 아니면 제 남편과 귀여운 우리 아이들 있을 수 있었겠어요? 사고방식이 이미 굳어져 버린 노인네들의 생활방식을 쉽게 바꿀 수도 없겠고 우리가 ??獰償熾? 그래도 명절이 일년에 두번이게 큰 다행이잖아요. 좋게 생각하도록 애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