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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풍습도 많이 다르네요


BY 제주여자 2000-09-16

제주시에 살고 았는 결혼 11년차 주부랍니다.
추석을 전후해서 이 곳에 올라온 글들을 읽노라니 참 풍습도 많이 다르구나 하는걸 느꼈답니다. 물론 저희 시집이 제주의 대표적인 모습은 아니겠지만요.
우리 가족은 추석날 저녁이면 아들 셋, 딸 셋 부부 여섯팀이 다 모이는 데요, 큰 시누는 부엌에서 잡채 볶고, 둘째 시누는 밥 푸고요, 우리 신랑은 마루에다 큰 상 펴다 놓고요, 저는 나물 뜨고요, ....그렇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열심히들 상을 차린답니다, 일사불란하게요.
간혹 막내 시누가 막내 티를 내느라 방에서 뭉기적대고 있으면, 우리 신랑이 가서 일부러 뭐 뭐를 시키죠. 그러면 우리 시누 입이 뾰로통 나오면서 오빠 각시 일 많이 할 까봐 그러냐면서 나와서는 그냥 또 그렇게 시원스레 한 몫을 한답니다.
시누랑 시어머니랑 가만 앉아서 상을 받는 다는 것은 참 웃기는 얘긴 것 같아요. 이 곳에서는 그런 일 별로 없어요.
또 제주의 예전 풍습 중에서 시부모는 며느리가 들어오면 안채는 아들 부부에게 내어주고 당신들은 바깥채로 나가서 일체의 숙식을 따로 해결하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지금도 그러진 않지만 그런 풍습의 잔재가 남아있어서 자식에게 기대는 그런 부모는 많지 않답니다. 그런 면에서는 이 좁은 제주가 좋게 느껴질 때도 있네요.
얘기가 '나 너무 속상해'의 내용으로는 맞지 않는데
여기 올라온 글들을 읽다가 몇 자 적었어요.
동생 있으시면 제주에 많이 시집보내세요, 시집살이 하난 편할걸요. 다른 거는 책임못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