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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나봤수?? 시아버지 시집살이??


BY 맘 착한 여자 2000-10-11

결혼한지..햇수론 4년째고, 17개월된 아들이 하나 있는 서른된 아줌마임다.
남편과 전..5년동안의 열애끝에 시아버님의 반대(궁합에 자식이 없을거라구 나왔다네요!)를 힘겹게 설득하는 과정까지 거치는 힘든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까지두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깊은 애정을 느끼며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 키우는 재미에 푸~욱 빠져 있답니다. 시아버님두.. 지난날 말도 안되는 궁합으로 당신이 저희 부부를 힘들게 하셨던게 기억나시는지.. 이후론 한번도 궁합에 대한 말씀이 없으신건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이 궁합 얘기만 꺼내도 고개를 돌리곤 하신답니다.

저희 시아버님은 성격이 참 묘~한 분이십니다.
보통 깐깐한 시어머님보다 더 깐깐한 시아버님이라고 해야할까요??
결혼해서 한동안은 직장생활을 하느라 모르고 지냈습니다.
설령 알았다손 치더라도.. 제가 원래 말없이 잘 참는 성격인지라.. 그냥 이래저래 넘어갔을 겁니다.
문제는.. 제가 첫아일 임신하고 부터였습니다.
저희 집안은 손이 귀한 집안인지라.. 저또한 내심 아들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근데.. 저희 시아버님은 철학을 엄청이나 신봉하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임신한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았을무렵.. 소문난 철학관을 무려 다섯군데나 돌아다니셔서 얻은 결론이 제 뱃속의 아이가 "딸"이라는 것이었답니다.
몇일동안 말씀 한마디 안하시고.. 문안인사도 안받으시고.. 그렇게 몇날 며칠을 사람 피를 말리시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저녁식사 자리에서 "너희는 왜 계획도 없이 애만 덥석 가졌냐?"고 한말씀 하시더군요!!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임신 9개월째 되서야 아들이라는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때까지 거의 매일이다시피 울었습니다.
나중에야.. 아들을 낳고보니 목에 조금 힘이 들어갔습니다.
만약에 딸을 낳았더라면.. 틀림없이 아이와 함께 ?겨나고도 남았을 겁니다.

전에.. 두번의 자연유산을 경험했던 탓에.. 임신이 확인되자마자 서둘러 직장을 정리했습니다. 아일 낳고.. 육아와 살림에 신경쓰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니, 아일 낳은 이후부터 조금씩 조금씩 시아버님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집은 상가주택으로 3층엔 시부모님께서 사시고.. 저흰 4층에서 살고 있습니다.
결혼초부터.. 저희가 외출했다 돌아오면.. 누군가가 집안을 뒤지고(?) 나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구지 뒤졌단 표현을 쓴 이유는.. 장농 서랍이며 화장대 서랍, 냉장고, 싱크대, 세탁장 세탁물, 화장실 정리함.. 거쳐가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깜짝 놀랐었죠!! 나중에 알고봤더니.. 시아버님께서 "늬들이 문단속, 가스단속 잘하구 다니는지 확인하러 올라가봤었다"고 하시더군요. 조금 당황스럽고 불쾌하긴 했지만.. 자식들 걱정하는 맘에 그럴수도 있겠거니~싶어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물론 이후로도 외출후엔 꼭 점검(?)을 하시더군요!
문제는.. 제가 집에 들어앉아서 살림을 하고있는 요즘도 그러신다는 겁니다. 아이 데리고 시장에만 잠시 다녀와도 금새 올라오셔서는 그짧은 시간에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고 다니십니다. 더 황당한건.. 어쩌다가 청소상태 불량이라든지... 뭔가 당신 맘에 들지 않는것이 발견된 날엔.. 저녁상에서 분위기부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런 얘기들을 당근 저에게 하셔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저한테는 말씀 한마디 안하시고 신랑과 시어머님 있는 자리에서만 며느리 타박을 하신다는거 아닙니까!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가 그게 뭐냐며..
툭하면 막내 시누와 비교도 잘하십니다.
막내 시누는 일산에 62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희는 24평짜리 상가주택에서 살고 있구요..
제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오면 "아이 키우는 집이 너무 깨끗하네"라고 한마디씩 할정도로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아버님은 툭하면 일산시누 얘길 하시면서.. 늬들은 정리정돈을 너무 안한다며.. 집에 올라가보면 산만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막내시누집에 가보면 어찌나 살림을 잘하는지 시원시원하고 툭 터져서 넓은것이 사람사는집 같다시며 말이지요!

정말이지..맘고생하는거 일일이 다 열거할라면.. 한도 끝도 없을겁니다. 음식타박은 물론이거니와 육아, 취미, 쇼핑, 외출.. 하다못해 제 옷입는 스타일까지두 한말씀 하시더라구요! 제가 원래 검정색과 회색계통의 옷을 즐겨 입는데요.. 너무 어두워 보인다나 워쨌다나...?!
저희집에.. 물건 배달온 사람 붙잡아놓고(3층 현관문을 항상 5cm정도 열어놓고 계십니다.) 무슨 물건인지.. 누가 시켰는지.. 얼마짜린지까지 세세히 물으시는 바람에 택배회사 직원과 제가 난감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게, 엄청 며느리 예뻐하고 잘해주는것처럼 보이게하고 저만 있을때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시는거.. 것땜에 첨엔 남편과도 마찰이 많았답니다.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한번은 남편도 참다 참다 못참겠던지 저한테 한마디 하더라구요! 부모님한테 잘하라고... 엄청 싸웠고.. 나중에 정신차리고 진지하게 얘기해본결과! 시아버님의 '모함'이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남편도 아연질색하더군요!
아이 낳고 한달도 채 안되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남편은 모든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고.. 몇번인가 그런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부터 남편이 앞장서서 조심스레 분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시어머님께서도 제 맘고생을 이해하시곤 분가하는데 적극 찬성하고 계십니다만, 당사자인 시아버님께서 쉽게 허락을 안하고 계시다는 겁니다. 분가얘기가 첨 나왔던 그날.. 하루종일 숨도 제대로 못쉬고 까치발 딛고 다녔습니다.

시아버님은 하루종일 외출 한번 안하시고 집에만 계시는데.. 시어머님은 매일 외출하시느라 낮동안에 집에 계시지도 않는데..
정말 숨막혀서 못살겠슴다. 이런 얘기.. 자세한건 남편도 모릅니다.아니, 아무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알게되면.. 혹시나 친정에서 알게되지 않을까~싶어 꾹 다물고 삽니다. 곱게 곱게 키워서 시집보내 놨는데.. 이런 고생 하고 사는거 아시면 당장이라두 친정집으로 데리고 가실겁니다.
누구...
저처럼 시집살이 혹독하게 하고 계신분 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