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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란?


BY today2000 2000-10-13

어제 중간고사를 끝내고 오늘, 중1된 아들이 서울랜드로 가을 소풍을 갔다.
며칠간 공부에 시달려 마음껏 놀고 오리라는 기댈했는데 오자마자 풀죽은 모습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무엇때문이냐고 묻자 돈문제를 거론한다
불량배에게 빼앗겼냐고 물었더니 그게 아니였다.

아침에 서울랜드까지 가는라 지하철역에서 염녑한 아들이 돌아올때 복잡할것을 생각해( 아침에 오늘 30개학교가 다 모인다고 놀이기구 탈생각은 말야겠다고 함) 2장을 끊었는데 정신없이 놀다 집으로 오는 역에서 표를 찾으니 없었다고한다.
돈도 떨어져 고민하고 있던차 같은반친구가 지하철 가족권이 있다며 그것으로 타면 된다며 친절하게도 4명의 친구에게 인심을 썼던 모양이다. 꿔서라도 샀어야 했는데....
서울랜드 역에서 걸렸으면 나았을까? 기어 들어 오거나 넘어 온것도 아닌데 무사 통과 였단다.
수락역에 도착해서도 신호 음이 울렸지만 나오는데 아무지장이 없어서 고 또래의 장난을하다가 나왔단다.
마침 교대시간인 직원에게 걸리게 되었단다.
그때 상황
야! 이자식들아 이리와
너희들 같은 사람들위해 지하철이 있는줄알아
벌금 내야되
부모이름 말하고 벌금 안내면 고발장 쓸거야
아들은(친구들 사정은 모르겠다) 가족권에 대해 한마디 말도 못하고 계산기를 꺼내든 아저씨의 고압적인 태도에 친구에게 10800?i이란 돈을 빌려 벌금을 물고 집으로 온 것이다.
나머지 4명도 마찬가지로
그러면서 가족권 갖고 있던 친구에게 벌금을 받으랬다나
니가 잘못해서 친구들이 이렇게 되었다고...

평소에 정직이 가훈이였고 장난기는 있지만 남을 속이거나 장난으로라도 돈으로 실수를 하는 아들이 아님을 잘아는 나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벌금을 물고 와 억울해하는 모습에 속이 상했다.
아빠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전화로 아빠가 역무원에게 얘기를 했단다.
역무원 입장만 얘기하더란다.

그대로 둘수가 없어서 수락역에 찾아가서
그렇게 밖에 일을 처리 하실수 없었냐고 물었고 직원은 돈을물리고 싶지 않았지만 한번그러고 나면 평생 표를 안끊고 다니는 행동은 안한단다. 그래서 그렇게 했노라고....
그러면 아이들이 그런식의 벌금에 대해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겠냐고 물었더니 벌금은 규칙이란다
그래도 초등학생 벌금으로 18000원을 내야하는데 10800원으로 줄여서 받았단다. 눈물나게 고맙다.

뭔지 모르고 불려가 중1학생이 고발장이란 소리에 그리고 일방적이고 지시적인 말에 상황설명한번 못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벌금이라는 것을 냈다.
그것도 친구말이 전부인줄알고 속일생각도 없이...

꼭 그런 방법만이 선도 일까?
그직원은 꼭 강압적이어야했고 법규와 규칙에 따라 모든일을 처리해야 했을까?
야단치고 벌금 받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고 가족권은 쓰임이 어떤지에 대해 한마디 설명도 없이 벌금으로 선도(?)하는 어른의 모습이 우리 아이 눈에는 어떻게 비쳐질까?
어른인 직원의 자기 입장식 태도.타인에대하 최소한의 배려 없음을 우리 아이는 배웠던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우리 아이들은 용서라는것을 관용이라는 것을 배울기회를 잃고 있다.
참으로 슬프다.

속일 요량이였다면 내가 회초리를 들어서 오늘일을 가르칠것이다.
난 우리 아들에게 해줄 말이 없다.
단지 찾아가서 우리 아들이 그때하지 못했던 상황 설명을 장황하게 했고 직원들에 뜨거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30분 가량을 실갱이 하면서 말로서 선도 하지 못하고 돌려 보냈던 부분에 대해 사과를 받고 돌아왔다. 잘못된것이 있으면 고발하란다.

퇴근 시간이라 서둘러 돌려 보내고 싶어 하는 눈치다.
돌아 오는길 바람은 차고 늦은 시간 학원으로 아들을 보내면서 학교 시험에 찌들고. 학원에 찌들고, 일련에 학교 문제들로 시달리는 아들이 이해받지 못하고 용서 받지 못하는 세상에 살아 간다는 것이 왜 이리 마음을 무겁게 하던지? 눈물이 찔끔 났다.

요즘 아이들은 모두 말로는 안되나보다.
아저씨 말인즉슨 운이 없어 걸린것도 있단다.
모든 사람을 일일이 다 잡을수는 없으니까
아들에게 요행을 바라라고 할까?아님 돌다리도 두둘겨 보랄까?

나는 상담기관에서 청소년 상담 자원 봉사를 하고 있고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부모나 학생들고 대화할 기회가 있어 너무나 다양한 문제가 우리 주변에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려고 머리를 짜내서 상담에 임한다.
사람하나 하나는 너무나 소중하다.특히 자아를 형성해가는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어른들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진실로 해줄수 있는게 무엇일까? 다시 생각 해본다.
그쪽 입장도 백번 생각해 보지만 짧은 소견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어 더욱 마음이 아프다.
각박한 세상 어떻게든 이겨낼 힘을 아들에게 가르쳐야 될것 같다.

이땅에 사는한 평생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나와 우리 아들은 씁쓸한 기분이 들겠지? 역무원 아저씨의 직분에 충실했던 모습을 함께 떠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