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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때.....


BY 무심 2000-10-18

내가 왜 이렇게 초라해 진걸까?.....
내자신에게 반문한다...(너 왜이렇게 됐니)
결혼생활 4년...한남자의 아내로..두아이의 엄마로.....
지금나의 위치가 어디즈음 있는걸까?.....
그동안 내살을 깍으며 참고 견뎌온 날들이 무엇이였던가?....
이 남자에게 나는 어떤존재일까?....

남들이 보기엔 최선이 아니라 할지몰라도 나는 나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가정을 지키려 했다.
너무나 사무치는 사람으로부터의 유혹을 뿌리치며 한남자의 아내로 두아의들의 엄마의 길을 선택했다.
누구든 그런 한번의 유혹즘은 있을거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결혼전 오래동안 만나온 남자였다...남편과 시댁문제로 너무 힘들어 할때 그남자와 우연히 마주쳤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저며오던 그사람의 유혹을 과감히 떨쳐버릴수 있었던건...난 한남자의 아내이기에 가능했던것이다.
지나간 사랑에 연연하기 보단 지금 나의 행복을 지키는게 나에겐 더 소중하기에........

단지 며느리라는 이름만으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 시댁과의 전쟁....외면할수도 무조건 순종할수도 없는 시부모님들..
갖결혼한 새댁이 분위기 파악못하고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면 두고두고 흉보는 친척분들..
맏이라는 이유로 모든걸 떠맡길려고 하는 시댁식구들....

시댁의 일은 그렇다 치자...난 남편을 보고 결혼한거지 시부모님을 보고 결혼한건 아니니깐 내가 눈한번 질끔 감고해버리면 그만이다.
결혼전에도 친정에서 반대를 했었다
맏며느리 입장이 너무 어렵다고....딸을 어려운집에 보내고 싶지안으시다고

문제는 너무너무 미운남편
이사람이 내남편이 맞은가 싶을때가 많다
한달에 두어번 하는 잠자리에서조차도 어색하다...빈껍데기와 사는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다정한 아빠다
남들이 보기에도 착한사람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근데.........나에게는 왜 이리 멀리 느껴질까
언제 대화를 했는지조차 생각이 안난다

난 미대를 나왔다
친정이 그리 넉넉한것도 아니였지만 우리 친정부모님 사회에 나가서 당당하게 살라시며 없는돈에 쪼개가며 공부시켜주셨다
결혼후 시어머님 우리집에 오시고는 작업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어지럽다고 모두 치우라고난리셨다.
내가 미대를 나온걸 당신도 자랑으로 삼으시면서 친구분들에게
자랑할때는 언제고....당신자식이 벌어온돈 혹시나 나를위해 쓰여질까봐 조바심이 나셨던것이다
남편또한 내가 작업을 계속하는걸 달가워하지않았다.
그후....난 나의 평생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내자신을 접은것이다

큰애임신했을때 입덧이 심했다.
유산끼가 보인다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먹고 있는 상태였다 시댁제사날 부엌엘 들어갈수가 없었다 방에 앉아있으면서도 음식냄새땜에 참을수가 없는 상황에서 시어머님 같이 와서 거들라는 소리에 꾹참고 부엌으로 들어갔는데 우리밑에 동서왈 <일도 안할거면서 시댁엘 왜오냐>
그래도 배속에 아이를 위해서 참았다. 문제는 거기서 끝난게 아니였다 결혼도 안하고 애낳고 들어온 밑동서 나보다 자기가 먼저 시댁에 들어왔다고 윗사람 흉내를 낼려고 한다.
친척들이 다 돌아간후 그동서 시어머님 앉혀놓구선 내흉을 보는데서는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 나도한마디 했더니 집이 떠나라는듯 대성 통곡을 했다...그모습을 보면서 우리 시부모님 나를보고손가락질하면서 욕을 했다 <배울만큼 배운애가 그정도밖에 안되냐>.......
임신한 나안테.......어떻게 그럴수가 배속에 아기가 있는데 어떻게 손가락질을 할수가 있을까...그상황에서도 우리남편 나를위해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아기에게 미안하지만 이혼할 생각을 했었다
자그마한 방을 하나빌고 집을 나갔었다...우리 친정 어머님 나안테 무릎끊고 사정을 했다.........
여자는 원래 그런거라고........여자의 인생이 그럴수밖에 없는데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고..엄마를 위해서라면 너가 참고 사는걸 보여주라고..너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그길이 가시밭길이라 하더라고 가야된다고하셨다
무조건 참아라...
무조건 참아라.......

친정엄마 말대로 지금껏 참으면서 살았다
여자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
그런데...........나에게 남은건
나에게 남은건 무얼까?
너무도 멀리 느껴지는 남편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만 바라보는 두아이
나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
모든걸 버리고 새로 시작할 용기조차 나에게 남아있지 않다.

내가 왜이렇게 초라해 졌을까?.....
내자신은 모두 어디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