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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때


BY 시냇물 2000-10-19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어쩌면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적을 수가 있나요.몇개월전만 하더라도 저와 똑같은 생활이었네요
너무나 힘이들고 생활고에 찌들리다 결국엔 결혼 7년만에 모든 것을 포기 했지요.먹지 못하는 술 1병 먹고 집안을 뒤집어 버렸답니다.저의 남편 효자에 나역시 시골에서 태어나 마음이 독하질 못했지요.첫딸낳아 미역국은 커녕 둘째 아이놓기 전까지 구박 덩어리 첫딸가져10달동안 입덧이 너무 심해 먹지도 못하고 피 토해 가며 누워서 힘들게 낳은 자식인데,그래도 참고 또참아 둘째 아들 놓고 겨우 미역국 한그릇 얻어 먹었지요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지 하는마음으로 살았지요 몇달전에 저의 남편 회사에서 퇴직금 중간 정산해서12년근무에 3천만원 정도 받았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의 시집 식구들1억정도 받은줄 알고 돈 다 내 놓으라고 그러더군요 우리는 그돈으로 빛갚고 해서 하나도 없는데 저의 남편 참다 못해 급여 명세서 들고 찾아가서 저희들 이렇게 삽니다 얘기 했지만 시집 식구들 하나같이 마누라 돈 빼돌려서 친정 갖다 줬다고 돈 안주면 이혼 하라는 말까지 나왔지요
주위에선 우리같은 사람은 없대요 걸혼 7년동안 가족끼리 계곡에 한번 못 가보고 쉬는 날만 되면 어른들 찾아 뵙고 우리큰아이 학원 보내는 돈으로 어른들 용돈 드리고 그렇게 살아왔는데...참는자에게 복이 온다고 해서 그저 꾹참았지만 이젠 도저히 감당할수 없어서 소주한병에 사고를 쳤지요 어른들께도 물론 이혼 한다고 그러면서,그러나 우리는 주위에서 부러워 할만큼 아주 재미나게 사는 잉꼬 부부로소문났지요 그래도 7년을 견딘결과 우리남편 날 이해해 주더군요 지금은 가정 형편상 저도 공부에 욕심은 많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잠시 쉬고 있다 생각하며 마음을 달랜답니다.남편은 그저 내가 하는데로 따라 해 주네요
하는데까지 밀어 준다고 공부를 하라 하지만 시집과의 관계도 그렇고 아직 미적 거리고 있지요 시집 식구들과는 아예 연락을 끊어 버렸어요 벌써 서너달이 되었네요 한 일년쯤 있다가 다시 찾아 뵐까 해요 저의 남편도 동의 하구요
님께는 위로의 말씀을 해 드려야 하지만 나의 처지와 너무 흡사여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다면 말 동무나 되었으면 하네요
맏며느리가 뭐 큰 죄인 인가요 무조건 하고 참지는 마세요 맏며느리도 인간이예요 감정 있고 눈물도 흘리수 있고 자존심도 있어요 자신의 건강을 생각 하시고 분위기 잡기 좋은 계절이잖아요 생활 패턴을 한번 바꿔 보세요 그리고 처음 만난 그시간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힘껏 발휘해 보세요 나는 이렇게
하지요 아줌마 닷컴에 들어와서 테그라는 것도 내스스로 배워서 남편에게 메일도 띄우고 가끔씩 연애 편지도 쓰고 이 나이에 무슨 애교냐 하지만 속 보이는 내 자신을 드러내면서까지 온갖 아양을 떨고 그래요." 나는 내남편과 결혼 했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들이 태어났지요 그러면 그남편과 아이에게만은 나의 분신이라 생각하며 내 목숨까지 받쳐 사랑해야 되는거 아닐까요."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요즘 살아 가고 있답니다. 님께서도 하루 빨리 가정의 웃음을 찾으시고 내 남편을 가슴속에 잡아 두세요
떨어지는 낙엽에 너무 외롭다고 얽매이지 마세요 더 외로워 줘요 우리 집에 놀러나 한번 오실래요 (경북 포항)차 한잔 끓어 드릴께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