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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기다리죠?? 나 너무 힘든데....


BY 시월애 2000-10-24

제 얘기좀 하려구요.
저는 결혼 3년차 직장 다니는 주부인데요. 우리 신랑은 결혼을 하면서 바로 사업이라고 일
을 시작했죠. 가진돈이 있었나구요. 맨손으로요. 저를 들들 볶아 친정에 돈 얘기 하게 만들
고(저희 친정부모님, 자식 힘들어 하는 것 못보시는 분들이거든요. 농사지으시죠), 그래서 친
정에서 돈 빌리고, 카드회사에서 카드론대출 받고, 현금 서비스 받고해서 사업이라고 시작했
죠. 근데 그 일을 시작하고 나니 어디 메인 몸이 아니니 전날 새벽 3-5시까지 술마시고 들
어오고, 다음날은 하루 종일 자다가 오후 5-6시 되면 다시나가 또 술이고, 이렇게 마셔대
니 주말에는 몸이 녹초가 되어 꼼작도 못하고 침대에서 하루 세끼 받아 먹다 시간 다보내
죠. 그 생활이 지금까지에요. 그래서 저 친정도 멀지도 않아도 우리 신랑이 먼저 청해서 가
거나, 기분좋게 간 적이 한번도 없어요. 저는 제가 막내라 친정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신데도
농사짓고 계시니 자꾸 가고 싶고..빛은 몇천만원씩 있으면서 저리도 천하 태평이고, 제가 속
이상해 한번씩 싸우고 이혼하고 싶다고 하면, 항상 너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하네요. 말로는
더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다 이해하니까 너 하고 싶은데로 하라입니다. 결혼 후 3년간 생활
비라는 명목으로 만원을 받아 본적도 없고, 오히려 월급이라고 조금 타면, 매달 이자내고,
현금 서비스 조금씩 줄이고, 하여튼 먹는 것 빼고는 다 신랑 뒤치닥거리 하는데로 들어가는
생활의 연속이에요. 아기가 있지만 자기 능력으로 분유 한통 사본적이 없는 아빠입니다.
정말 요즘은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젊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친구처럼 결혼생활
을 하고 싶거든요. 제가 직장다니니까 아기를 할머니가 키우는데, 주말이면 아기 바람도 쏘
여 주고 싶고, 같이 아이쇼핑이라도 가고 싶고 한데, 주말이면 술 때문에 일어 날 수가 있어
야지요. 미래가 불투명하고 제일 걱정되는 것은 신랑의 이 게으름이 평생갈수 있다는 우려
와 시아버님을 닮은 이상한 성격으로 될 것 같은 우려 때문입니다. 우리 시아버님은 74인
연세까지 살면서 누굴 믿고 의지하고 살아본 적이 없는 분입니다. 지금까지도 어머님께 생
활비 20만원(그것도 매달 제대로 주시지도 않음) 주시면서 살라고 하시는 분입니다. 자식도
부인도 믿지 못해서 외출할때는 하다 못해 동네 슈퍼에 갈때도 자기 방문을 잠그고 가고,
어머님 방에 있는 문갑에는 뭐를 넣어 놓았는지 자물쇠로 항상 잠궈 놓고 살지요. 그러니
이런 아버님 성격을 닮는다면 어떻게 살까요(지금도 신랑이 시아버님 닮은 구석이 많거든
요. 성격이라든가 고집이라든가 등등) 제 친구들은 결혼해서 다들 집사고 잘 들 사는데, 학
교 다닐 때 죽어라 공부해서 지금 이고생하는 것 보면 제가 왜이리도 한심한지..누구에게 하
소연도 못하고, 친정에도 매일 이렇게 둘러대고, 저렇게 둘러대고, 정말이지 친정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어제밤에도 전화 한통없이(제가 휴대폰으로 전화하면 어디에서 무얼하는지
받지도 않고 어떤때는 제가 전화할까봐 아예 휴대폰을 꺼놓죠) 새벽 5시가 다되어서 왔어
요. 저 아침일찍 출근하는 사람인데 잠 겨우 1시간 반밖에 못잤죠. 한달 월급 받아서 시부모
님 용돈드리고 아기 분유, 기저귀등, 대출이자 상환, 생활비 하고 나면 매달 마이너스죠. 정
말 직장다닐 의욕도 없어요. 그렇다고 지금 하는 것 보면 제가 직장 안다니면 우리 아기는
굶게 생긴상황이니..오늘은 이혼 합의서를 작성해서 갖다 주려고 합니다. 물론 이혼 신청서
인가하는 것도 같이요. 그동안 제가 갚았던 대출금 내역서, 대출해준 대출금 내역, 친정에
갚아야 할 내역, 아기의 양육조건, 위자료등등 아주 상세하게 정리해서 갖다 주고자 합니다.
제가 더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마음이 너무 우울한 아침이네
요.